중장기적 공급부족 대비 안정적 원료광물 확보 필요

서경환 한국광물자원공사 투자기획팀장

[이투뉴스]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원개발 붐이 일면서 중국의 자원 싹쓸이와 국제 투기자금의 유입, 묻지마 투자 등으로 세계 광물자원시장은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정성 확대로 홍역을 앓았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개발 열기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급속히 냉각됐고 광물가격은 2011년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시장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증가세 둔화와 광물가격 하락으로 자원개발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재원 조달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자원개발 붐을 타고 시작됐던 많은 프로젝트 개발이 지연됐다.

광물은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IT제품 등 제조업의 핵심원료로 사용된다.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원료광물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광물자원시장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연탄, 철, 구리 등 6대 전략광물의 최근 5년간 수입량은 약 20% 증가했으나 최근 시장침체 장기화에 따른 가격 변동의 영향으로 수입액은 2009년 215억달러, 2011년 417억달러, 2013년 304억달러로 들쑥날쑥했다.

글로벌 자원시장의 변동성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때문에 광물자원시장의 수급 불안정성과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을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광물자원시장에서 나타난 변동성 심화 요인들은 다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자원메이저 기업에 의한 시장 독점과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광산개발에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는 자원산업의 특성상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메이저 기업이 요동치는 자원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것은 당연한 시장원리이다. 그러나 메이저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들이 공급 독점권을 무기로 가격 결정 등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우리나라와 같은 수요자들은 수급 불안정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또한 신흥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한 신자원민족주의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이나 호주 등 기존의 자원부국들이 주로 세제를 활용해 자원무기화를 시도한 반면, 인도네시아, DR콩고, 볼리비아 등 신흥 자원부국들은 세제 강화는 물론 원광석 또는 정광의 수출금지, 정·제련 등 자국내에서의 가공 의무화 등 한층 강화된 자원통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를 자국의 산업발전에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체의 저품위화, 심부화, 그리고 광산의 내륙화 등 개발여건의 악화다. 이러한 개발여건 악화는 광산, 가공설비, 인프라 건설 등 개발비용이 늘어남은 물론 건설기간 증가로까지 이어져 결과적으로 공급 차질을 일으키는 잠재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자원시장의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 원료광물의 공급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광물 수요량이 세계 5위 수준인 우리나라와 같이 원료광물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시장 흐름이다.

최근 자원시장은 세계 경기가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11년 이후 3년간에 걸친 시장침체의 영향으로 광물자원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어 단기적으로 광물가격 급등과 같은 급변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시장의 트렌드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신규 광산개발의 지연 등으로 공급부족 시장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광물시장 분석 전문기관들도 2016~2017년을 전후해서 주요 광물들의 공급량이 수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급부족 시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료광물을 수입·가공해 완제품을 생산·수출하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원료광물의 안정적 확보는 성장동력 유지를 위해 중요한 국가적 아젠더이다. 앞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중국은 이미 자국 내 자원은 물론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원료확보 측면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 미래의 잠재적 경쟁력이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재평가와 내실화 노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원료광물 확보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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