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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가스] 물꼬 터진 천연가스·LPG수입시장
미세먼지로 더티디젤 질타, CNG버스·LPG차 보급 호재
도시가스산업 성장 위축…도매요금구조 개선 한 목소리
기대 모은 군단위 LPG배관망사업 첫해부터 예산 제동
[437호] 2016년 12월 16일 (금) 17:24:11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언제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모든 업종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그만큼 가스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패러다임에 변화가 많았다는 것이다. 산업적 측면은 물론 정책과 제도적 측면에서도 크고 작은 일이 끊이지 않았다.

◆LNG시장 민간기업 거래 물꼬

천연가스산업의 경우 셰일가스 붐과 함께 바이어 마켓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세계 천연가스 시장의 메가 트렌드는 주요 LNG수입국인 동북아 지역의 역내 거래 활성화 등 긍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오는 호재로 평가됐다. 이런 글로벌 시장의 패러다임을 국내 천연가스산업의 지속가능발전 요인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도입계약조건의 개선과 함께 동북아 LNG허브 정책 의지 등 확고한 정책 방향이 정립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천연가스 시장의 민간참여 확대방안으로 LNG직수입자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직수입자 간 판매를 허용했다. 다만 판매물량은 전년도 물량의 10%내로 제한시켰다. 아울러 직수입자의 배관이용 활성화 차원에서 배관이용 부담을 줄이고, 배관 전체의 건전성을 강화토록 했다.

그동안 착공조차 못했던 인천 송도 LNG기지 저장탱크 증설 문제는 지역주민 및 지자체와 한국가스공사 간 갈등의 폭이 깊었던 ‘안전성’ 문제가 물꼬를 트면서 3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에너지기간시설인 보령LNG터미널과 한국가스공사 통영LNG기지에 가짜 밸브 수백개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 7월 관련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나마 상업운전에 들어가기 전의 LNG터미널과 시험운영 중인 시설에 설치된 데다 시공감리과정에서 적발돼 다행스럽지만, 위조각인은 물론 검사성적서까지 정밀하게 위조해 납품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대책이 요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2021년 세계가스총회(WGC 2021) 준비를 전담하는 조직위원회가 공식출범하며 국내 가스산업이 새롭게 나아갈 길을 찾아가는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스산업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가스총회는 국제가스연맹 주관으로 매 3년마다 개최되며, 90여 개국에서 1만5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이다. 우리나라는 세 번의 도전 끝에 2014년 10월 국제가스연맹 연차총회에서 2021년 개최지로 선정된데 이어 2018년부터 3년간 국제가스연맹 회장국으로 취임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게 된다.

◆도시가스업계 신규진입과 M&A

성장세가 둔화되며 위기감이 짙어진 도시가스업계는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한 해였다. 이미 B-C유와의 경쟁력 저하로 대규모로 연료를 사용하는 산업체의 공급권을 뺏기고 있는 마당에 LPG와의 가격경쟁력까지 역전되면서 신규수요 개발은커녕 기존 대단위 산업체들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요금에서 도매비중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단계인 도시가스사의 자체적인 대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동안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이사·전입 가구에 대한 도시가스 연결시공비가 올해부터 폐지됐다. 산업부가 2013년 6월 연결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직접 징수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개정한 이후, 서울시가 이를 도시가스 공급비용에 반영해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후 타 지자체가 뒤따랐다. 그러나 일선 도시가스 지역관리소나 고객센터의 수익구조에 큰 영향을 주면서 이를 반영한 지급수수료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에너지경제연구원에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총괄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고, 조만간 최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도시가스사의 어려운 경영 여건을 보여주듯 인력감축의 칼바람과 함께 M&A가 잇따라 눈길을 끌었다. 각사마다 경영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사적 비상체계를 확립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요금체계 등 구조적 문제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체질개선 카드로 떠오른 것이 인적 구조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지분인수를 통해 도시가스산업에 신규진출한 곳이 있는가하면 자진상장폐지에 이어 회사를 매각하려는 곳도 나왔다.

냉난방기기 및 냉동공조분야 강자인 귀뚜라미그룹이 지난 2월 강남도시가스 지분 100%를 확보하며 주인이 됐다. 강원산업과 세아그룹, 맥쿼리그룹에 이어 네 번째 주인이 된 귀뚜라미그룹은 이후 사명을 귀뚜라미에너지로 바꾸고, 냉난방 에너지기기와 도시가스 공급업 간 시너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동안 매각설이 떠돌 때마다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던 경남에너지가 22년 만에 자진상장폐지에 이어 M&A 시장에 나와 매각의 수순을 밟는 것도 이채롭다. 경남에너지의 매각은 이미 증시에서 2014년과 2015년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실패에 이어 또 다시 올해 공개매수에 나서고, 앞서 최대주주인 경남테크의 영업 전부를 270억원에 양수할 때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경남에너지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주변에서는 매각을 위해 복잡하게 얽힌 지분과 사업관계를 단순화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최대주주이며 대표이사인 정연욱 부회장이 지난 9월 회사 임직원들에게 직접 매각 얘기를 꺼낸 게 알려지면서 M&A 추진이 확인됐다.

◆여전한 화두 LPG차 사용제한 완화

크고 작은 사안이 끊이지 않는 LPG산업은 올 한해도 마찬가지다. 우선 SK가스와 E1의 2개사 체제인 LPG수입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LPG수출입업 등록요건 가운데 저장시설 규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시장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시장에 경쟁적 요인을 더하려는 정부가 사실상 제3의 LPG수입사 진출을 바라는 입장인데다 글로벌 LPG시장 여건도 셰일가스 붐 등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호라이즌홀딩스가 LPG수입업 조건부 등록을 마쳤으며 올해 7월 코리드에 이어 8월에는 삼영가스플랜트가 조건부 등록을 완료했다. 보성그룹도 자회사 한양을 통해 LPG수입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번 시장진입 장벽 완화로 이들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등 다양한 공급처가 있는데다 나프타 대체용으로 시황 변화가 큰 석유화학용 물량을 제외하고는 기저 수요가 줄어드는 LPG시장에 또 다른 LPG수입사가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 하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경유차량이 질타를 받으면서 친환경차로 가는 과정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 게 CNG버스와 LPG자동차다. 특히 세계적인 기술력에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LPG차 보급 확대를 위해 사용제한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운전자, 시민·환경단체, 국회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헌법소원까지 제기된데 이어 국정감사를 비롯한 국회에서의 질책과 규제폐지를 촉구하는 개정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도 모두 긍정적이지만, 주무부처인 산업부만 LPG수요급증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소비자 편익이 저하되고, 안전성이 우려되며, 수송연료 간 세제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아래 싸늘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물론 반대하는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전국 농촌지역에 LPG배관망을 구축해 저렴하고 안전하며 편리한 방식으로 연료를 공급하겠다며 지난 3월 출범한 한국LPG배관망사업단은 예산 문제로 출발 첫해부터 삐걱거려 아쉬움을 남겼다. 산업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이 내년 예산확보는커녕 올해 책정된 예산도 집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국가재정법을 내세워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면서 국회 산업위가 3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군단위 LPG배관망사업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예산안이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세계 4번째 초고압·폭발 R&D기지 출범

우리나라 에너지·가스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초고압·화재폭발 분야 R&D기지가 지난 10월 문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이 2011년 실증을 통한 가스화재 및 폭발에 의한 사고원인 규명과 초고압·초저온 첨단 제품의 개발 및 해외수출 지원을 위한 성능인증을 목적으로 밑그림을 그린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가 의견을 제시한지 6년, 착공 2년 10개월 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이자, 전 세계적으로 4번째인 에너지안전 종합연구시설인 센터는 명실상부한 수소·CNG 등 초고압·화재폭발 제품의 연구개발, 신뢰성평가, 시험인증이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벌 Top 수준의 연구소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축법 시행령에 업역을 담아 법적인 역할을 다지려 했던 가스기술사들은 국토교통부의 변심(?)으로 또 다시 힘든 여정을 겪게 됐다. 오랜 과정을 거쳐 입법예고 3년 만에 개정된 시행령이 6개월의 경과조치에 이어 법규가 발효되자마자 내용을 뒤집어 전혀 다른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국토부의 행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시 난산의 진통을 겪게 된 건축법 상의 가스기술사 역할 진입이 앞으로 전향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검토대상으로만 있던 가스보일러 권장사용기간제가 마침내 도입됐다. 법적 의무화는 아니지만 합리적 사용기간 제시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적인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 예방대책이 절실하다는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미 제도가 도입된 품목의 경우 사고가 현저하게 감소한 게 확인되면서 도입이 확정됐다.

새로운 기기 개발에 고심하는 가스기기업계에 최근 핫 아이템으로 가스 빨래건조기가 떠오르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맞벌이 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가스 빨래건조기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은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년 3~4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규건설 아파트에 가스 빨래건조기의 옵션 설치가 이뤄지고, 모델하우스에 옵션 상품으로 선보이면서 보급에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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