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리조나주 APS 발전사 파격 제안에 '술렁'

[이투뉴스] 미국 애리조나주 최대 발전사인 APS사가 최근 주정부에 3000가구 주택 태양광 설치 제안서를 제출해 화제다. 주정부의 대체에너지 확대 목표를 달성하고 태양광을 이용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다.

주정부에서 이 계획을 승인하면 APS는 주택 지붕을 대여한 주택 소비자들에게 향후 20년간 매달 전기료에서 30달러를 공제해주는 혜택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 프로에셔 APS 송배전·고객 담당 상임부회장은 "고객들에게 우리가 고리타분한 구식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자 한다"며 "이 사업을 계기로 창의적이고 앞선 생각을 하는 기업가적인 이미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은 각각 7200달러라는 실질적 이득을 챙기게 된다. APS 측도 이 사업이 전략적으로 전력망을 개선하면서 모든 고객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 모듈로 발전된 전력은 해당가구에서 직접 소비하지 않고 곧바로 계통으로 모아지게 된다.

주택 소유자의 동의 아래 세입자도 사업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을 위한 계약금이나 신용조사도 없다.  APS는 이 사업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주택을 조사해 모듈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지붕인지 점검하고 일조량도 확인할 계획이다.

그러나 회사는 주정부의 승인이 떨어져야 본격적인 신청자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APS는 이 사업을 통해 20MW 가량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MW는 한번에 25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애리조나 주정부는 APS와 다른 발전사들에게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15%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애리조나 기업위원회는 APS가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도록 허가했다. 그러나 APS가 재생에너지 총량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해 12월 30MW 설치를 보류토록 했다.

APS 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도할 수 있게 주정부의 승인을 요청해 왔다. 소비자들의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발전사는 재생에너지 목표량을 달성하는 동시에 재정적 이득을 창출할 수 있다. 이 회사는 20MW의 용량만 추가하면 주정부가 제시한 목표량을 채운다.

가정집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APS는 자본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거나 대여할 경우 APS는 실익이 없고 오히려 전기 소비자를 잃게 돼 수익이 줄어든다.

지붕형 태양광은 대형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지만 부지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송전선을 깔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사업에 예상되는 사업비는 5700만~7000만달러로 APS가 앞서 제안한 대형 발전소 건설액과 비슷하다.

마트 로미토 APS 재생에너지 사업 매니저는 "우리가 계획한 지붕형 발전소는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가변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량이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APS는 플래그스태프에서 125가구에 시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로미토 매니저는 "이런 사업은 전무후무하다"면서 "사업 규모와 범위를 비롯해 태양광 산업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한 발전사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매월 30달러)은 기존 대여사업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지붕형 태양광 대여사업자인 솔라시티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모듈을 대여할 경우 매달 5~10달러 가량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APS 관계자들은 주정부가 내달까지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가구들은 20년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주택을 팔 경우 새 주인이 매달 30달러 공제액을 받을 것인지, 무료로 태양광을 제거할 지 선택하면 된다. APS와 관련 업체들이 설치된 모듈의 점검과 보수를 책임지고, APS는 애리조나주 사업자를 통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션 세이츠 아메리칸 솔라 공동대표는 "전통적 지붕형 태양광 구매나 대여 사업과 더불어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이 사업이 태양광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APS는 태양광 모듈을 대여하는 캘리포니아 회사들과의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발전사가 태양광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요금을 인상하고 대여한 모듈에 대해 주정부 세금을 부과하려 했기 때문이다. 태양광 대여사들은 최근 APS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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