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서 선진국들 난색

[이투뉴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UN 기후변화협약 19차 당사국 총회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재정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를 두고 선진국들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다.

볼리비아 등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해수면 상승과 사막화 등 온난화로 인한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기금 마련 의지를 보여주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바르샤바 회담은 2015년 파리에서 협약에서 서명돼 2020년 효력을 갖게 될 합의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경제적 빈국들의 손실과 피해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 신흥국들의 추궁에 미국 측 기후대사인 타드 스턴은 "우리는 결의안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은 가뭄과 무더위, 폭풍으로 인한 피해에 법적인 책임을 지고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데 주저하고 있다. 

많은 개도국들은 이달초 필리핀 하이옌 태풍 손실에 따른 시급한 보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극심한 기후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2000억달러에 달했으며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손실액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인도의 자얀티 나타라잔 환경부 장관은 "개도국들이 요구하는 보상은 매우 기본적이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선진국들은 자국의 경기침체를 회생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마뜩찮아 한다.

커니 헤더가드 EU 기후위원장은 "우리는 기상 악화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지원하는 자동 보상 시스템을 가질 순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회담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역시 기후 기금 마련에 대한 것이다. 기후 기금은 개발도상국들이 배출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재원을 말한다.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로 기금을 늘릴 것을 약속했다. 2010년과 2012년 사이 기금수요는 연간 100억달러였다.

자선단체인 옥스팜은 올해 기후 기금은 현재까지 약 76억~163억달러 가량이 된다고 추산했다.

이번 회담에서 일본은 3년간 160억달러를 내놓기로 약속했다. 노르웨이와 미국도 2억8000만달러를 약속했다.

그러나 녹색 단체들은 기금의 대부분이 새로운 재원이 아니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개발도상국들도 새로운 기금이 모아질 시기와 방법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프렌즈 오브 얼쓰 인터네셔널의 딥티 바트나가는 "기금에 대한 로드맵을 찾아볼 수 없다"며 "기존에 있던 기금을 재포장하거나 다른 예산을 돌려쓴 돈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중국 측 기후변화 최고 담당자인 시 젠워는 선진국들이 가능한 빨리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기여도와 시한을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부분을 청정한 원료로 전환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조달러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기후정책계획사업의 제인 윌킨슨 디렉터는 "대부분 행동은 국내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각국 정부와 사기업이 예산을 축소하면서 기후변화소비가 지난해 1% 하락한 3590억달러였다고 추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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