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사 미개발 매장지 헐값에 매각 추진
셰일가스 붐 편승 버블 꺼질 듯

[이투뉴스]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로 전례없는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셰일가스 풍년에 취한 미국 시추업자들이 과평가된 매장량을 쫓다가 실패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노른자위도 있지만 동시에 거품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하이오 주 동부에 펼쳐진 농지에서 석유 굴착 장비를 설치하는 시추개발업자들이 최근 짐을 싸서 돌아가고 있다. '유티카'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는 5000억달러 가치의 석유가 셰일암 아래 매장돼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5000억달러 '석유 드림'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티카 미개발 매장지에서 기름을 뽑아낼 예정이었던 4개 대기업들은 토지 일부 혹은 전부를 시장에 도로 내놓고 있다. 토지 가격은 구입가보다 3분의 1로 떨어지기도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석유 생산량 때문이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최근 9만4200에이커 규모의 토지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유티카 시추에 더 이상 노력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사업을 다른 회사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부터 체사피크는 유티카에서 소유권과 비용을 나눠갖을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에너베스트와 데본 에너지도 토지를 내놓았다. 데본 에너지는 유티카에 있는 15만7000 에이커 토지를 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윤이 더 많이 나오는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거스 리서치 연구소의 필립 베스 애널리스트는 "초기 생산량 결과들이 다소 실망스럽다"며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유티카는 오하이오 천연자원부가 55억배럴의 석유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 자료를 밝히자 셰일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 정도면 예멘 자원의 두 배가 넘고, 최근 미국 석유 거래가인 배럴당 88.71달러 기준 488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체사피크는 유티카가 이글 포드를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하이오 주에서 최대 석유 생산자인 에너베스트는 유티카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이 창출될 것이라는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하이오 주에서 뉴욕까지 동쪽으로 뻗어지는 유티카 지형은 밀도가 너무 높고 지하 압력이 부족해 석유를 뽑아내기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실패 사례가 전해지자 셰일 매장지를 구매하려는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유티카에서는 500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단 한 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노스 다코타 주의 바켄 셰일에서는 7건이, 텍사스 이글 포드 셰일에서는 6개 거래가 성사됐다고 현지 회계 법인이 밝혔다.

다른 곳에서 셰일암 석유 채취에 어려움을 겪고 사업을 철수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사가 캘리포니아에서 복잡한 지형 문제 때문에 사업을 접었고, 엑손모빌은 폴란드에 진출했다가 셰일가스 생산량이 너무 작아 시추를 중단했다.

셰일가스 산업에서 적잖은 실패를 경험한 중국의 CNOOC와 차이나 페트로케미컬사 등은 북미의 전문가들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제프 대니얼스 교수는 "유티카에서 시추 장비 갯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며 "이는 생산자들이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석유 생산 문제는 신기술로 풀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셰일 지형에서 석유를 생산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셰일가스 노른자위 '이글 포드'

유티카는 2017년까지 하루 평균 2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우드 맥킨지는 추산했다. 하루 115만 배럴을 생산할 예정인 이글 포드의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유티카 지역을 분석한 우드 맥킨지의 조나단 가레트 애널리스트는 "유티카 토지는 에이커당 1000~8000달러에 거래될 것"이라며 "반면 지난 1월 기준 하루 37만4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한 이글 포드에서는 에이커당 5000달러, 최대 3만6000달러 이상까지 값이 매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걸프포트 에너지 사는 유티카에서 2만2000 에이커를 에이커당 1만달러로 구입했다. 토탈 SA가 2012년 1월 에이커당 1만5000달러를 지불한 것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탐사와 시추 산업계는 다양한 셰일암 유형에서 똑같은 시추 방법을 이용할 수 없고, 이글 포드에서의 성공을 다른 곳에서도 재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탐사와 시추 산업은 올해 6450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코웬 그룹은 추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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