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에너지의 날' 모델링 분석결과 공개
"끓는 지구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과 아이들"

▲SSP370 시나리오상 대한민국 세대별 평균기온 상승폭 ⓒ그린피스
▲SSP370 시나리오상 대한민국 세대별 평균기온 상승폭 ⓒ그린피스

[이투뉴스] 현 추세대로 지구촌이 온실가스를 늘려 배출하면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지금보다 연평균 4℃ 이상, 1997년 이후 출생한 Z세대는 3.5℃이상 달아오른 한반도를 경험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린피스가 22일 에너지의 날을 맞아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의 모델링(CMIP6)을 통해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늘어 2100년에 이르러 현재보다 2배 증가하는 시나리오(SSP3-7.0)에서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찜통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상승한다.

1990~2015년까지 평균기온이 11.66℃였던 서울은 X세대가 노년인 2050~2060년께 13.72℃를 거쳐 알파세대 생존기인 2090~2100년 15.86℃까지 오르고, 같은기간 부산은 15.09℃, 17.21℃, 19.14℃ 순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전국 평균기온은 13.31℃로 출발해 2050~2060년 15.37℃, 2090~2100년 17.41℃로 오른다. 20세기 초반 한반도 평균기온(12.60℃)과 비교하면 알파세대는 4.7℃ 이상 달아오른 한반도에 살아야 한다. 

지역별로는 광주지역 상승폭이 4.30℃로 가장 컸고, 제주도가 3.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 2050년 이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SSP1-2.6) 시나리오에서 상승폭은 현재보다 2℃ 이하로 제한됐다.

다만, 그렇게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공동목표인 1.5℃ 이내 억제는 달성하지 못한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1일 신촌역 일대에서 기후위기에 따른 세대간 불평등을 예방해야 한다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1일 신촌역 일대에서 기후위기에 따른 세대간 불평등을 예방해야 한다는 열화상 이미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기후위기가 가속화 될 경우 기존 세대보다 청년과 청소년, 아동들이 더 많은 피해를 입게된다는 사실이다. 그린피스 모델링에 의하면, 알파·Z세대는 일일 최대 강수량이 현재(1995~2014)보다 22% 증가하고 35℃이상 폭염일수는 27.5일 늘어나는 기후재난을 겪게 된다. 

이는 이들의 조부모인 산업화·베이비 부머세대가 겪는 기후변화와 견줘 일일 최대 강수량은 5배, 폭염일수는 6배 가량 많은 양이다. 

역사상 가장 뜨겁고 한국에서만 폭우로 5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7월을 보냈지만,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각성하지 못한 모습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1년 7.7%에서 지난해 9.21%로 소폭 증가했으나 G20국가(평균 30.0%)나 아시아평균(24.7%), OECD(32.2%)에 크게 못 미친다. 화석연료가 에너지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전 세계 82%, 한국 83%이다.

그린피스는 "탄소예산에 기반한 정부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한국에 배정된 탄소예산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계해야 한다"면서 "세대간 공평의 원칙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목표보다 빠른 속도로 늘리고 에너지소비 자체를 줄일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단체는 21일 서울 신촌역 인근 광장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린피스는 "끓는 지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과 아이들"이라며 "화석연료로 우리의 현재와 미래까지 다 녹일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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