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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의 실패, 그후 열번째 대박이 자원탐사죠"
[인터뷰] 황인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가스자원연구실 책임연구원
[401호] 2016년 03월 07일 (월) 06:39:26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 황인걸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투뉴스]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탐사사업. 이 사업에 지원되던 성공불융자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자원개발사업이 더욱 얼어붙었다. 탐사사업은 성공률 10%가 채 되지 않는 대표적인 고비용 리스크 사업이다. 이런 특성과 더불어 저유가에 맞물려 역풍을 맞게된 것.

그렇다면 탐사사업은 언제까지 이같은  상황을 이어가야 할까? 업계는 자원탐사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힘들다고도 털어놓는다. 본지는 자원개발, 그 중에서도 탐사분야의 전문가인 황인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가스자원연구실 책임연구원을  직접 만나 그에게 탐사사업에 대한 소견을 물었다.

“참 걱정입니다. 몇 년째 신규 탐사가 없는 상황이니….”

황 연구원을 만나자마자 탄식이 나왔다.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SK이노베이션,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대성산업 등 자원개발 기업들의 수많은 탐사 자료를 분석, 자문해 온 그는 잔뼈굵은 탐사분야 전문가다. 기업들이 내미는 탐사자료를 보면 이 사업의 성공유무가 짐작된다는 그는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인수를 검토할 당시 유일하게 사업 타당성을 부정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만큼 국회와 감사원의 따가운 눈초리도 감당해야 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사를 비롯한 자원개발의 중요성이 왜곡ㆍ축소되는 것 같아 용기를 내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 탐사, 벤처사업과 비슷…대기업도 해외선 ‘구멍가게’ 수준
황 연구원은 우선 석유공사, SK이노베이션 등 자원 탐사 선두에 선 우리나라 대기업이 해외 시각으로 봤을 때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 만큼 아직은 능력을 키우는 데 치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탐사분야의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스공사의 모잠비크 가스전,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유전 광구 등은 탐사분야의 눈에 띄는 성과로, 우리나라가 탐사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 연구원은 “탐사사업은 실패가 워낙 커 벤처사업과 비슷하다”며 “20~30개 탐사공 중 1개가 성공하면 실패를 전부 만회하고도 수익을 남긴다”고 밝혔다. 올해 전액 삭감된 성공불융자 예산에 대해서는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탐사사업에 대해 출자, 세금감면 등 직ㆍ간접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며 “대기업 위주로 지원되는 융자 예산에 대해 일부에서는 왜곡되게 바라보지만 이같은 지원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탐사의 낮은 성공률에 사업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회수율 통계를 잘못 이해해 탐사를 부실사업으로 오해하는 비판어린 시각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가스공사가 2007년 시작한 모잠비크 사업은 2011년에 탐사 시추 성공, 2015년에 평가정을 끝냈다. 탐사개발할 경우 가스공사는 지분인 10%에 해당하는 5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개발 후 생산을 시작하면 우리나라 수입규모의 5년치인 8Tcf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40년 동안 이 규모가 계속 들어오는 것이며, 50억 달러를 투자해 1500억 달러 이상, 무려 30배 이상의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우 인터내셔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우는 2000년에 광권을 구입해 2004년 탐사 시추를 처음 성공한 후 2013년에 개발을 완성했다. 탐사를 마치기까지 13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수익은 2013년 7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2013년 말 통계를 가지고 투자대비 5%만을 회수했다며 지난해 비판에 열을 올렸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인 2015년이 돼서야 생산이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며 “1년간 수익이 3000~4000억 달러에 이르고, 심지어 지난해 수익의 90% 정도가 자원개발 분야에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성공률 10%에 그치는 탐사사업은 성격상 이런 식의 희비 교차가 빈번하다. 심지어 석유공사의 리비아 엘리펀트 광구의 경우 탐사를 9번이나 연속 실패해 지분의 일부를 한 기업에 팔아넘겼다. 그 후 10번째 뚫은 탐사공에서 성과를 거두게 된다. 지분 수익은 크게 줄어들었으나, 이를 갖고도 실패한 9공의 비용을 다 만회하고 수익도 크게 챙겼다는 후문은 이같은 탐사사업의 성격을 보여주는 예라고 황 연구원은  설명했다.

◆ 사라져가는 전문인력, 가장 안타까워
우리의 탐사사업에 있어 가장 절실한 요소는 무엇일까. 황 연구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이라고 답했다. 탐사자료를 해석하고 유망한 광구를 가려낼 수 있는 잔뼈굵은 인력들이 가장 아쉽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부, 대학원에서의 인력양성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황 연구원은 “석유업계에는 ‘공인평가사’라는 게 있다. 대학원 졸업 후 기업에 입사해 현업에서 15년 경험을 쌓아야 이른 바 탐사, 개발, 생산 등의 자료를 해석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자격이 주어진다.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등 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나라들이 동일하게 적용하는 자격요건이다. 가장 안타깝고 염려되는 건, IMF 이후 이런 식으로 힘들게 키워온 인력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MF 당시 밖으로 내몰린 전문인력들이 2005~2006년 유가가 치솟으면서 현업에 복귀했으나 넘쳐나는 프로젝트를 감당하지 못했던 상황을 목도한 바 있다. 그 때의 교훈으로 지금까지 힘들게 육성해온 인력들이 저유가와 자원개발 위축이라는 한파에 못이겨 또 다시 밖으로 흩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인걸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석유공사,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에 몸담았던 인력들이 흩어져 사라지고 있다”며 “이러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사람은 또 없을 것이다. 아픈 과거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 때 A기업이 광권을 구입해 탐사를 진행한 끝에 10년 만에 성공한 적이 있다. 탐사 후 생산하는 데 또 2~3년이 걸려 결국 13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러다보니 사업 착수 후 10년 째가 된 해에는 수익이 없었던 것이다. 수익발생까지 최대 10년을 바라보던 A기업은 해당 광구 사업을 접어버렸다. 그 후 경영진을 설득한 끝에 사업을 재개해 결국 생산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자원탐사사업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탐사는 이렇듯 오랜 기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절대 급하게 판단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삼성물산, 대성산업 등을 비롯한 대다수 민간기업들은 이 사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더불어 인력들도 사라지고 있다”며 “탐사는 계속돼야 하고 전문인력들이 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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