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크라이 마미>서 성폭행 피해 여고생으로 열연

[이투뉴스] 남보라(23)는 또래보다 성숙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서 만난 그는 또래 연기자답지 않게 자신이 가야할 길과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비전 뿐 아니라 단기 계획도 명확히 했다.

남보라는 "전 진짜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그냥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잘하고 싶어요. 그래서 항상 다른 모습으로 관객분들을 만날 거에요"라고 말했다.

최근 개봉한 <돈 크라이 마미>에 출연한 이유도 그간 맡지 않은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남보라는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선택했어요"라고 당당히 밝혔다.

앞으로도 그는 자신의 연기 경력에 집중할 생각이다. 자신의 연기력을 키울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을 연기하는 것. 이것이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남보라가 연기력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기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저도 알아요.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 얼굴이 특출나게 예쁘거나 몸매가 좋지는 않잖아요. 감독님들 입장에서 저를 쓸만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답을 연기에서 찾았죠."

남보라가 이렇게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의 특별한 가족력에서 기인한다.

데뷔 전 MBC <우리들의 일밤-천사들의 합창>과 KBS <인간극장>에서 13남매 가족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8남 5녀 중 둘째다.

"많이들 어른스럽다고 말씀하시는데 제 밑으로 동생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어려서부터 동생들 챙기다보니 아무래도 어리광같은 건 잘 못부렸죠."

데뷔 전에 출연한 두 프로그램은 남보라의 인생을 크게 바꿨다. 공중파를 탄 남보라를 많은 기획사들이 눈여겨 본 것.

"TV 출연 후 많은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다 거절했었는데 한 소속사만 끈질기게 연락이 왔죠. 그래서 그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막상 소속사를 통해 연예계에 입성한 그였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겉으로 화려하게 보였던 연예계의 생활이 녹록치 않다는 것도 깨달으면서 좌절감도 맛봤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연기를 그만두고 일반 회사에 들어갈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 커리어를 보니 평범하게 살기는 힘들겠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의 눈물겨운 노력은 곧 열매를 맺었다. 올해 들어 남보라는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비롯해 영화 <하울링>과 <무서운 이야기>에도 출연했다. 특히 <해를 품은 달>에서 남보라는 대중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남보라는 이 여세를 몰아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 도전했다. 이 영화에서 성폭행 피해 여고생으로 분한 그는 절절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들었다.

남보라는 "처음 감독님에게 출연 제의를 받고 꼭 이 역을 연기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가 이전에 보여줬던 캐릭터가 아닌 것도 마음에 들었고, 어려운 연기라 도전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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