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성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
글로벌 에너지전환에도 韓 나홀로 퇴보

홍성민 태양광산업협회장이 이투뉴스와의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홍성민 태양광산업협회장이 이투뉴스와의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장기고정계약 미달, 탄소검증제 무력화, 한국형FIT 일몰 등으로 태양광산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저가인 중국산 제품에 시장이 잠식되면서 국산 모듈도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발전사업자들 또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로 힘든 한 해를 겪었다. 여기에 내년도 예산 또한 축소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는 RE100·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태양광산업계는 정부에 현안을 건의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지난 2008년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설립돼 지금까지 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어려운 시기 태양광산업협회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홍성민 회장으로부터 업계가 마주한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 재생에너지발전량 확대 폭이 줄어들면서 신규 설비 구축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2020년 태양광 신규 보급량은 4.7GW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4.4GW, 지난해 3GW로 감소하며 산업 규모가 줄고 있다. 여기에 올해 설치량 또한 전년보다 감소한 2.7GW로 전망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시기에 태양광 신규 설비가 줄어든 국가는 유엔 등록국 중에선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정부의 보급량 감축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중요한 것은 주민수용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주민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왜 태양광을 설치해야하는지를 알리는 인식 개선이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이 직접 참여해 수익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주민참여형 태양광사업 등의 활동으로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발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발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산업단지 태양광은 물론 영농형 태양광, 수상형 등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발전 확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해결해 나아가야할 숙제다.

◆ 중국산 모듈 등 해외 저가제품으로부터 국산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안은. 

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중국 등 해외국가에서 저가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은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유럽연합(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자국 보호 정책을 펴고 있다.  

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앗아가고 있는 제품은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중국 태양광산업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비롯한 여려 측면에서 우리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수월하다. 국내 기업들이 파워게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

또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산과 국산화 제품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생산과정에서 모든 제품을 국내산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산은 사용되는 모든 재료를 국내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고 국산화는 외국산 자제를 쓰지만 국내 기술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태양광산업이 아니더라도 완벽한 국내산은 힘들다. 우리나라가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도 부품은 모두 국내산을 쓰는 것이 아니다. 결국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 부품이 있다. 

태양광산업도 국산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무조건 국내산으로만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산업성장을 더디게 할 뿐이다. 국산화로 산업 방향을 정하고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특정 산업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 있어 정부 지원은 필수다. 특히 에너지는 국가 기반사업으로 관련 정책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한 기술개발이 우선적으로 이뤄진다면 경쟁력 확보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우리나라가 해외 다른 국가에 비해 태양광산업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 또한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관련 산업에서 앞서나가는 국가의 경우 우리 정부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지원이 이뤄졌다.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은 마땅한 지원이 이뤄졌는데도 불구 산업 안정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 때 해도 늦지 않다. 

협회 또한 업계의 현안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단체로 정부에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기업·정부간 소통창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태양광산업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에너지수입국이다. 여기에 매년 들어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태양광발전은 햇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원을 수입해서 사용하는 우리나라가 자급률을 확보하기 위해선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발전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다만 시간, 계절 등의 요건으로 발전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전기를 저장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가 그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 또한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발전량이 많은 시기에 전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수소를 연계하는 것이 그에 대한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수소 또한 에너지전환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태양광과 수소를 연계하는 기술개발이 중요한 열쇠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그린수소로 전환해야 한다. 전환한 그린수소는 연료전지발전, 모빌리티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그린수소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기술개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경제성을 문제삼아 하지 않는 것은 에너지전환 흐름과 어긋나는 얘기다.

◆ 최근 신재생에너지원을 분산에너지분야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분산에너지원으로서 태양광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내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태양광을 분산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의 용이성이다. 음영, 지형 등 특별한 제약 요소가 없다면 어느 곳이든 설치할 수 있다. 

RE100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태양광을 분산에너지와 연계해 활성화하려면 기반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에 ESS와 VPP를 연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태양광만으로는 전체 운영 전력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태양광은 분산에너지원으로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홍성민(洪性旻) He is...]  1960년 세종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공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1년까지 삼성전자에 다녔다. 2001년 태양광 전문기업 에스에너지를 설립하고, 2014년 자회사로 O&M 전문기업 에스파워와 연료전지 전문기업 에스퓨얼셀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국태양광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위원 ▶법제처 국민법제관(중소기업분야) ▶코스닥협회 이사 ▶KOTRA 그린보증브랜드 홍보대사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산업자원부 에너지 자원기술개발심의회 위원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이사 ▶한국태양광사업단 운영위원 및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태양광산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