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밀려들어 자국산 파산 불구 여론은 산업침체 우려

[이투뉴스] 저렴한 수입산 태양광 모듈은 미국 텍사스 주 태양광 산업의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전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태양광 건설업에 채용되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실제 태양광 건설업은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반복하는 석유와 가스 시장과 달리 근로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자리매김 했다. 저가 태양광 모듈의 유입이 되레 광범위한 실업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 셈이다.

포트 스톡튼 이코노믹 디벨롭먼트사의 더그 매이는 "우리는 유전에서 일하던 인력들을 태양광 건설 산업에 보충할 수 있었다"며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저가 수입산 모듈에 관세를 부과해야한다는 무역 소송이 제기되면서 태양광 활황에 찬물이 끼얹어졌다고 <텍사스 트리뷴>이 최근 보도했다. 

조지아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서니바(Suniva Inc.)사는 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와 함께 수입산 모듈로부터 자국산 기업 보호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외 저가 태양광 모듈이 미국 태양광 시장에 밀려들면서 모듈 가격이 현저히 낮아졌으나 이로 인해 서니바가 최근 '챕터 11' 파산을 신청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와 무역 위원회는 덤핑 모듈에 대해 관세 장벽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의 아비게일 로스 하퍼 CEO는 "덤핑 관세는 미국 태양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DC에서 이 사건을 위해 다투고 있는 이 협회는 태양광 모듈 가격이 오를 경우 텍사스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배선, 개발 분야에서 6000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저렴한 수입산 모듈은 텍사스에서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점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 태양광을 옹호하는 비영리 기구인 솔라재단은 지난해 텍사스 주에서 태양광 산업은 2366개 일자리를 창출해 전년보다 34%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텍사스 전력 안전성 위원회는 태양광 산업의 성장은 이제 발걸음을 뗀 수준이며 향후 10~15년 내에 전력망에 공급되는 태양광 전력이 2만8100MW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텍사스 전력망에는 약 1000MW의 태양광 전력이 공급되고 있다. 

텍사스 태양광 협회의 찰리 헴라인 사무총장은 "텍사스에서 태양광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 몇 년에 걸쳐 진행된 비용 절감이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무역 경쟁을 해결하기 위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텍사스의 일부 태양광 회사들은 이미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하고 전력을 발전사와 회사에 판매하는 7X 에너지는 400MW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팔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수억 달러가 주에 투자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모듈 가격 상승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해외 개발자들은 텍사스보다 더 매력적인 태양광 개발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틀러 CEO는 "여기서 경쟁할 수 없다면, 호주나 멕시코 같은 다른 나라로 진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도왔던 개발 회사들도 산업의 부진을 느낀다고 밝히고 있다. 

맥카스 빌딩 컴퍼니 건설사는 수백명의 근로자를 채용해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진행해왔다. 이 회사의 재생에너지부 부회장인 스캇 캐나다 맥카시는 "서니바 사건 때문에 일부 사업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부 텍사스에서 최소 1개 사업이 연기됐으며, 다른 하나는 진행 여부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그는 "태양광 건설이 부진한 상황이다. 사업의 비효율성은 물론, 직접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일자리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니바를 대변하는 매튜 맥코니 변호사는 태양광 산업의 실업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건설업이 실업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맥코니는 "그들은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의 실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 안토니오에 있는 태양광 모듈 제조사 미션 솔라 에너지는 지난해 200명 이상의 근로자를 해고해야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무역 소송을 지지하지 않는다.  

회사 측은 "수입산과의 경쟁이 힘겹지만 서니바의 소송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니바 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태양광 제조업은 지난 몇 년간 성장해 왔다"고 덧붙였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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