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확보 위해 5㎿ 이상 기자재 개발 시급
무너진 산업생태계 회복 급선무…정부지원 촉구

[이투뉴스] 국내 풍력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5㎿이상 대형풍력터빈 중심으로 재편 중인 세계풍력시장의 추세를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우선 허물어진 국내 부품·시스템산업을 복구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15일 서울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는 한국풍력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런 내용의 ‘2017 세계 풍력의 날-풍력산업 심포지엄’이 열렸다. 행사는 200여명의 참석자로 성황을 이뤘다.

심포지엄에서 ‘국내 풍력 제조 산업 현황’을 주제를 발표한 나덕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세계풍력시장 동향과 열악한 국내 풍력제조업계의 실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한해 세계풍력시장은 60GW가 설치됐다. 그동안 세계시장을 주도했던 지멘스·베스타스 등 유럽기업보다 거대한 내수시장이 뒷받침된 중국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근래 3년동안 상위 10순위 안에 진입한 중국 풍력시스템사만 3개사나 됐다.

특히 최근 세계시장은 5~7㎿급 초대형 풍력터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블레이드(풍력날개) 길이는 회전 시 기존에는 직경 100m에서 2020년에는 150m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터빈은 20㎿까지 커지고, 블레이드는 250m까지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타워까지 높이가 최소 200m이상으로 운행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런 추세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 풍력산업의 실상은 제자리걸음이 어려울 정도다. 협소한 내수시장으로 국내 시스템·부품기업 모두 위기에 처해있다.

대표적으로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3~4년 착수가 늦춰지면서 수많은 시스템·부품업체가 쓰러져 산업생태계 자체가 붕괴된 상태다. 당초 10여개 이르렀던 시스템사는 이제 5개사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중 효성 등 2~3개사는 향후 행보가 불확실하다.

부품업체 중에는 국내 대표 블레이드 제작사였던 KM이 도산해 회생불능상태에 놓여있다. KM은 해상에 적합한 7㎿급 대형 블레이드 개발을 위해 인력과 자금을 투자해왔다.

그나마 두산중공업과 블레이드 개발사 휴먼컴퍼지트가 대형화추세에 간신히 대응 중이다. 이정훈 두산중공업 수석연구원은 “지멘스나 베스타스 등 유럽기업은 블레이드 직경을 고정하고 터빈용량을 6~8㎿로 키우는데 주력하나, 우리는 저풍속 지대인 국내 환경을 고려해 블레이드 길이를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서남해 해상풍력 1단계 실증사업(60㎿)뿐 아니라 1GW이상 2,3단계 실증·확산사업까지 고려해 휴먼컴퍼지트와 5㎿급 블레이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이 더 이상 연기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결론적으로 적극적인 내수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 나덕주 위원은 “당초 계획보다 4년 이상 지연된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을 향후 지체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S윈드. 태웅, 신라정밀, 플라스포 등 국내 유망 부품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해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우수한 부품업체와 풍력시스템사가 벨류 체인을 구성해 산업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진광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축사를 통해 “새 정부의 신재생 전력생산비중 20% 목표를 달성키 위해서는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설치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서남해 해상풍력 2단계 시범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육상 대비 리스크가 큰 해상단지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신재생 공급인증서(REC)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고, 낮은 주민수용성이나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에 대비해 계획입지제도를 도입하고 환경부와 관련 지침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닦아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6~7㎿ 초대형 터빈 및 부품개발을 위한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선 한국풍력산업협회와 네덜란드풍력산업협회(HHWE)가 양국 풍력산업의 발전 및 기술교류, 교류증진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손영기 풍력산업협회장이 '2017 세계 풍력의 날'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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