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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뜨겁게 달군 신재생에너지 '썰전'
신재생에너지학회 주최 '새 정부 정책 혁신 리더스 포럼' 반향
개념 재정립부터 부처, 제도, 시장조성 등 쟁점현안 열린 논의
[456호] 2017년 05월 18일 (목) 04:43:12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주최로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새 정부 신재생에너지 정책 혁신을 위한 리더스 포럼’에서 각계 중진이 패널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진 호남대 교수, 송진수 신라대 교수,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장,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강현재 한전 신재생사업실장

[이투뉴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에너지부(部), 안되면 에너지청(廳)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신재생은 과도하게 정부 의존적이다. 모럴헤저드를 해결하지 않고 보급량만 늘려나간다고 될 일인가”, “한전도 일정부문 역할을 하는 건 필요하다. 다만 민간부문 시장 대체는 곤란하다.”, “RPS(신재생공급의무화)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에너지전환을 포기한 제도다.”

각 분야 중진들은 유독 이날 따라 직설 화법을 즐겨썼다. 신재생 개념 재정립부터 에너지 주무부처 신설, RPS제도 개선방향, 한전 신재생 발전사업 참여 허용 찬반 논란에 이르기까지 최근 정책 이슈의 본질을 직격했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학회장 이영호 해양대 교수) 주최로 15일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새 정부 신재생에너지 정책 혁신을 위한 리더스 포럼’에서다.

포럼은 신재생 대폭 확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학계가 현안에 대한 열린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송진수 신라대 교수(학회 고문)를 비롯해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충남대 명예교수),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장(전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김성진 호남대 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강현재 한전 신재생사업실장 등 정(政)·관(官)·학(學)·NGO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포문은 학계 원로인 송진수 교수가 열었다. 포럼 진행을 맡은 진우삼 학회 부회장이 ‘신재생에너지 개념 재정립’이란 키워드를 제시한 뒤였다. 송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위기 때 대체에너지란 용어를 쓰다가 저유가로 석유대체 의미가 사라져 쓰기 시작한 용어”라면서 “지속가능에너지나 자연에너지로 바꾸어야 개념이 명확해진다”고 운을 뗐다.
▲ 송진수 교수

송 교수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제시한 2030년 신재생 발전비중 20% 목표를 언급, “원전과 석탄화력을 줄이면 깨끗하고 안전한 신재생 보급을 급격히 늘려야 한다. 2015년말 기준 보급률이 4.54%라는데, 이조차 통계를 잡는 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서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은 ‘융·복합기술에 의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에너지를) 산업부가 관장하다보니 경제에 종속된다. 가능하다면 에너지부, 안되면 에너지청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기후에너지부는 차선”이라며 “그렇게 해서 일관성 있는 정책이 추진되고 장기로드맵이 나와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김진오 원장은 ‘속도보다 방향’이란 취지로 논의를 전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재생과 관련된 문제가 무엇인지 간파해 해결하는 거다. 보급을 높이는 건 이후도 늦지 않다”고 말문을 연 뒤다. 김 원장은 “신재생도 석탄이나 원전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자연기후, 기술, 민원은 물론 과도한 정부 의존, 일부 모럴해저드를 해결하지 않고 보급량만 늘리면 될 일인가. 학계가 적극적인 태도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재생에너지 분류와 통계는 학회와 같은 전문가 집단이 국내 실정을 살려 재정립하되 반드시 글로벌 기준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IEA(국제에너지기구) 통계와 차이는 폐기물에너지 때문이다. IEA는 도시 폐기물만을 신재생으로 본다”며 “재생에너지, 신에너지, 미활용에너지로 따로 분류해 각각의 수치를 밝히고 IEA 자료제출 때는 그에 부합하는 값을 내면 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특징을 살려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화두에 대해 산업부 출신인 김성진 교수는 논전 대신 질문을 택했다. 송진수 교수에게는 “에너지부 독립과 기후에너지부 논의는 경제발전 단계와 상당히 연계돼 있다. 소득수준이 높고 에너지수요가 정체돼 있을 때 (전담부처 신설이) 가능하지 않냐”고 했고, 김 원장에게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간다면 늦지 않겠나. 선진국 사례를 참고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송 교수는 “실질적인 에너지정책 추진하는 나라들도 (GDP가) 3만달러가 안된다. 대통령 같은 결정권자의 강력한 의지 문제”라면서 “일종의 정책적 개념의 변화와 의지다. 외부서 볼 때 정부내 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환경부와 산업부가 그렇잖냐.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응수했다.

김진오 원장도 “그동안 예산낭비가 컸다. 사후약방문 격으로는 효과가 거의 없더라. 기초를 튼튼
▲ 김진오 교수

히 다진 다음 목표를 세우는 게 순서다. 기초를 소홀히 해선 결코 안된다”고 맞받았다.

에너지 전담부처에 대해선 박재묵 환경연합 공동대표도 “꼭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보조를 맞췄다. 박 대표는 “충남도 신재생 업무를 관여해보니 경제통상실 소속일 때는 아무리 얘기해도 안 먹히더니 환경녹지국 산하 신설과로 붙였더니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더라. 집중적으로 일을 하려면 조직과 인력 배정, 관련법, 예산확보가 필수다. 전담부처 신설이 우선순위”라고 단언했다.

포럼장은 두 번째 키워드 ‘RPS제도 개선방향’에서 한껏 달아올랐다. 산업부는 외부 용역을 거쳐 올 하반기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전면 재조정 할 예정이다. 이 주제에 대해선 김진오 원장이 “RPS의 가장 큰 문제는 목재를 단순 수입해서 가중치까지 받는다는 것”이라며 먼저 칼을 빼들었다.

김 원장은 “2015년 목재펠릿 총수요 155만톤 중 국내 공급은 8만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95%를 수입해서 쓴 것”이라며 “국내 미이용 산림 부존량이 작년 기준 약 200만톤에 달한다. 하지만 임도(林道) 개설이 안돼 있고 회수비용도 비싸다. 산림청과 산업부가 협업해야 하지 않나. 우린 뒷걸음치는 정책이다. 바이오매스라고 혼소면 가중치 1, 전소면 2라는 단순 분류가 어딛나. 영국이나 일본처럼 원별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바통을 받은 강현재 한전 신재생사업실장은 가중치 본래 목적이 퇴색하고 있다며 논의를 이어갔다. 강 실장은 “언제까지 REC로 보전해 줄 것인가. 기술개발로 스스로 경쟁력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을 갖고 해외로 나갈 수 있다”면서 “그런데 국민 돈으로 개발사업자에 퍼주는 경우도 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단 도서지역의 경우 가중치 부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김형진 녹색에너지연구원장은 플로워 발언을 통해 “섬은 발전단가가 kWh당 633원으로 높고, 심지어 1만7000원 짜리도 있다. 정부가 조금을 주느니 그런 곳에 가중치를 주고 사업환경을 유도하는 게 좋을 듯 하다”고 조언했다. 또 임형묵 탑솔라 회장은 “작년에 테슬라가 80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이런사업이 신재생분야서도 필요하며 대용량장주기 ESS, 해상풍력, 해외 다목적 수력 등 한전만이 할 일도 많다”며 시야확대를 주문했다.
▲ 강현재 한전 신재생사업실장

정부와 국회에서조차 찬반 논란이 팽팽한 한전의 신재생 사업 진출, 이른바 신재생에 국한한 발전·판매 겸업 허용에 대해선 당사자인 한전과 정부 및 민간사이에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음을 재확인했다.

강현재 한전 실장은 진 부회장이 “한전이 신재생을 하는 것이 맞냐는 것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고 운을 떼자 “신재생사업은 조직과 예산, 로드맵이 필요한데 한전은 이미 지역잠재량 조사 등을 다 마쳤다. 한전은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며 상당시간을 당위성 설명에 할애했다. 한전은 19대 국회서 전기사업법 개정이 산업부 반대로 무위에 그치자 20대 국회에서도 의원 입법을 시도 중이다.

강 실장은 “근본적으로 신재생 산업 전체를 반전시키려면 돈과 기술이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 정부는 7차 수급계획상 2025년까지 45GW를 목표를 세웠고, 그렇다면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달성률을 맞추는 해법을 쓰고 있다”고 꼬집은 뒤 “그런 차원에서 대규모 레퍼런스가 없다. 규모의 경제도 살릴 필요가 있다. 10MW 이상은 (한전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성진 교수는 한전 직접 참여는 최선의 접근이 아니라는 논지를 폈다. 김 교수는 “민간의 신재생 참여를 보면 민간이 주도하도록 시스팀이 돼 있지 않다. 대부분 관(官)이고, 이익이 주민들에게 가지 않는다. 주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야 하고, 지제체는 유휴부지 제공 등 여러제도를 맞춤형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성진 교수

그는 “공공부문은 발전자회사가 투자하고 있는데, 한전도 일정부문 역할을 하는 건 필요하지만 민간부문 시장 대체는 곤란하지 않나, 기금으로 별도 신재생투자사를 설치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시장 개방이 전제되지 않은 발전사업 허용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플로워 발언기회를 통해 “한전 참여는 정부 정책방향과 같이 논의될 사안”이라며 “신재생 확대를 위한 계통연계가 한전의 우선 역할이며, 신재생 진출은 판매경쟁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RPS제도를 발전차액지원제(FIT)로 전환하는 정책 전환 필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김진오 원장은 “사실 모든 제도는 난센스다. 개인적으로 FIT는 반대지만 소규모에 관해서는 괜찮다고 본다”고 했고, 김성진 교수는 “신재생의 가장 불편한 진실은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회가 중심이 되어 이 문제도 정치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한발 비켜섰다.

반면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RPS냐, FIT냐 하나의 선택보다는 둘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
▲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으로 가야한다”면서도 “하지만 RPS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500MW이상 발전사업자에게 최종적으로 10%를 채워넣으라는 것인데, 이는 에너지전환을 포기한 제도란 뜻이다.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보완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표는 “에너지전환은 에너지시스템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우리 역시 독일과 큰 차이가 없다. 기후변화대응 압박과 대기오염 문제 대두, 원자력 안전 문제와 사용후핵연료 처분, 에너지 정의의 문제까지 굉장히 복합적인 배경이 있는 것”이라며 “신재생 확대는 에너지전환의 관점에서 봐야한다. 정권 교체기인 지금이 굉장히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신재생은 속도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리더스포럼 종료 후 진우삼 신재생학회 부회장은 학회 주도로 가칭 ‘신재생에너지의 날’ 제정 추진을 본격화 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진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대국민 공감대 형성과 홍보, 기술개발 및 교류 촉진이 제정 목적”이라며 “다양한 협·단체와 함께 곧 준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중앙정부가 꾸려지면 신재생 관련부서는 현재 과(課)에서 최소 실(室)규모로 확대돼야 한다는 게 학계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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