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열병합발전, 발전연료 BC유에서 LPG로 전환 추진
오염물질 배출 적고 가격경쟁력 우수, 국내서 최초 사례

[이투뉴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등에 밀려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던 LPG가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려 산업용 수요개발은 물론 어느새 발전연료까지 넘보게 됐다. 이 시도가 성사될 경우 LPG를 이용해 열병합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대전열병합발전(대표 이윤영)은 발전연료를 기존 BC유에서 LPG(프로판)로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LPG저장탱크 설치허가를 신청했다. 더불어 최근 ‘청정연료 전환에 따른 안전대책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후속조치에 나섰다.

대전 3∼4산업단지에 공정용 스팀과 송강·둔산·테크노 지구 등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자(병행)인 대전열병합은 그동안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을 먼저 펼치면서 저가의 벙커C유를 발전연료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 우려 등으로 인한 연료전환 요구가 이어지자 LPG로의 연료전환 검토에 나섰다.

LPG가 청정연료로 벙커C유에 비해 분진은 90%, 질소산화물을 70% 가량 줄일 수 있는데다, 최근 유가하락으로 LPG국제가격이 떨어지면서 가격경쟁력도 우수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대량수요처가 많은 산업현장에선 LPG가 유류는 물론 도시가스에 비해서도 비교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국내의 한 LPG수입사가 도시가스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연료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료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전언이다.

연료전환은 88MW급 발전기(스팀터빈)에 공급하는 보일러(시간당 140톤 규모) 3기 중 2기를 LPG로 전환하고, 나머지 1기는 동절기 피크용으로 유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연료공급을 위해선 모두 600톤(150톤×4기) 규모의 LPG저장탱크를 지하에 매설할 계획이며, 가스안전공사로부터 기술검토까지 완료한 상태다.

벙커C유에서 LPG로 연료전환을 위해서는 저장탱크 외에도 연료 공급시설과 버너, 컨트롤러 등의 설비개체가 필요하지만, 기술적으로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열병합발전 측은 저장탱크 설치허가를 받는 즉시 공사에 착수해 올 동절기부터는 LPG로 발전기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LPG 스팀터빈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연간 5만톤 가량의 프로판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LPG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일부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용이나 석유화학용이 아닌 발전용 연료로 LPG를 쓰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지금까지 발전용은 유류나 석탄을 제외하고는 모두 LNG(도시가스)를 이용해왔다. 특히 LPG를 이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 지역난방과 산업단지에 스팀을 공급하는 것 역시 첫 사례다.

대전열병합발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청정연료인 LPG를 사용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한편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아래 연료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주민안전을 위해 저장탱크를 지하에 매립하는 형태로 설계해 안전사고에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병합발전소 연료로 LPG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집단에너지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스복합 형태의 대형 발전소는 연료전환이 불가능하지만, 소형 스팀터빈이나 PLB(피크로드보일러)의 경우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료전환은 최종적으로 도시가스 대비 가격경쟁력이 좌우할 전망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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