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
非석유부문이 처음으로 석유사업 이익 넘어
구조 혁신으로 에너지·화학기업으로의 전환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총괄사장 김준)이 역대 세 번째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매출액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19%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에 이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이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윤활유 등 비석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 sk이노베이션 분기별 영업이익 1조 돌파 현황. 이번에 역대 세 번째다.

즉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으로의 포트폴리오 변화, 즉 회사 수익창출 방식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구조의 변화를 위한 '펀더멘털 딥 체인지(Fundamental Deep Change)'를 강하게 추진해온 바 있다.

◆ 1분기 사업별 실적…非석유부문이 일등공신

▲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 (출처 당사)

사업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8조636억원, 영업이익 4539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유가 상승 효과가 소멸하면서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16% 늘었다. 이 같은 기록은 국제유가가 1분기 내내 50달러대 초반에 머문 저유가에서 거둔 성과로 '정유업계는 고유가에 돈 번다'라는 오랜 속설을 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학사업은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면서, 동시에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주요 공정이 전 분기에 정기보수를 마치고 본격 재가동에 들어갔고 에틸렌, 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여 45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미 화학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40%에 육박해 향후 회사 성장을 주도하는 사업으로 반드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고마진 제품의 생산설비를 확충한 덕분에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실적을 전망했다.

윤활유사업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 등으로 직전분기 대비 10% 증가한 94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는 성수기 도래에 따른 판매량 증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상승 효과로 직전분기 대비 285억원 증가한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일 평균 생산량은 5만4000배럴로 직전에 비해 약 8000배럴 감소했다.

◆ 사업·수익 구조의 혁신…탈석유화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실적인 3조2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이번 1분기에만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 부문에서 연이은 대박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최태원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체질 변화가 성공했기에 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 非석유부문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출처 당사)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자회사로 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꽤했다. 동시에 ▶자율책임 경영 시스템 도입 ▶사업구조 혁신 ▶수익구조 혁신 등을 주요 방향으로 한 '펀더멘털 딥 체인지(Fundamental Deep Change)'를 추진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화학·윤활유 및 배터리와 같은 신규사업에 투자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석유 중심 사업구조에서의 변신을 시도했다.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설비, 중국 중한석화, 울산 아로마틱스, 넥슬렌, 스페인 ILBOC 등에 5조원 가량을 투자하면서 이익규모가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은 2010년 기준 연간 30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윤활유사업은 같은해 기준 2000억원대에서 4천억원대로 대폭 커졌다.

▲ 화학·윤활유사업 영업이익 변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다우케미컬의 고부가 화학사업(EAA)를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올해도 구조 혁신에 온 힘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석유기업에서 에너지·화학기업으로의 진화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실적 발표로 석유기업에서 에너지·화학기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보면 2015년 57%, 2016년 50%, 올해 1분기에는 45%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화학·윤활유사업은 같은 기간 46%, 53%,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신규사업 부문도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전기차배터리의 생산설비를 기존 두 배 이상인 3.9GW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2020년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도 500km로 늘릴 계획이다. 정보전자소재사업은 중국 수요 증가와 글로벌 IT 및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1분기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1분기의 성과는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며 "사업구조와 수익구조의 혁신적인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기업으로써 회사가치 30조원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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