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31일 전격 1천억원대 부지계약
직도입 LNG연료 직접 탱크 저장 후 기화 이용
환경급전 등 미래 사업환경 개선 여부 주목

▲ 현대산업개발의 통영lng복합(통영에코파워) 발전소 최초 조감도.  애초 부지는 광동면 안정일반산업단지였으나 현재는 안정국가산업단지 성동조선해양 야적장을 발전소 부지로 최종 매입했다.   

[이투뉴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으나 정해진 기한 안에 당국의 공사계획 인가를 받지 못해 사업허가 취소 위기까지 내몰렸던 통영에코파워 LNG복합발전사업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막판 부지매입 계약을 통해 극적으로 불씨를 되살렸다. 업계는 경쟁력 높은 LNG연료 직도입, 한국가스공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등으로 무장한 이 민자발전사업이 기존 업계 판도와 통념을 허무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전력업계와 금융투자사들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1일 통영에서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인 수출입은행 등과 안정국가산업단지내 옛 침매터널 제작장 27만5752㎡(약 8만3400평)를 매입하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최종 부지매수액은 1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이 계약이 끝나자마자 세종특별시로 이동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에 각각 공사계획인가 신청과 개발계획변경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월 산업부는 작년말 포스파워와 통영에코파워가 요청한 삼척화력과 통영LNG복합 실시계획 인가기한 추가 연장 건의에 대해 각각 6개월, 3개월씩 기한연장을 허용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 마저도 지키지 않을 경우 전기위원회 의결을 거쳐 사업면허를 취소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통영에코파워는 데드라인 마지막 날(31일) 극적으로 부지매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같은날 이를 증빙으로 정부에 인가신청을 제출한 셈이다.

2013년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통영에코파워는 1조4000억원을 투입해 920MW LNG복합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으로 애초 2018년말 준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잇따른 부지확보 실패와 매매협상 결렬로 사업이 2년 이상 공전을 거듭했고, 급기야 올해 8차 계획 수립 전 스스로 사업추진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렸다. 함께 수급계획에 진입한 여주복합, 신평택천연가스 등은 모두 기한내 실시계획 신청을 냈으나 이 시업만 부지에 발목이 잡혀 가까스로 막차를 타야했다.

이와 관련 예비력 상승으로 신규사업 진입이 요원해진 발전사들은 통영복합이 좌초될 경우 대체 수요 건설물량이 확보될 수도 있다고 보고 사업자의 대응과 당국의 행정조치에 비상한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 8차 수급계획에 LNG복합 건설의향 제출을 검토하고 있는 발전사와 설비용량은 각각 5~6개사, 4000~5000MW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석탄화력 제약발전을 포함한 환경급전 등이 가시화 되면 LNG복합의 사업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 통영에코파워 발전소 건설 부지. 지난달 31일 주관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으로부터 매입했다.

기존 LNG발전사업과 애초부터 다른 접근을 시도한 통영복합만의 차별화 전략이 향후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통영복합은 도로와 철도, 항만 등 토목 인프라 건설사업을 영위해 온 현대산업개발이 처음으로 개발단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로, 국내 LNG복합 중 유일하게 부지가 해안선에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직수입 연료를 20만㎘규모 자체 건설 LNG탱크 2기에 저장했다가 바로 기화시켜 사용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가스공사 배관 이용은 불필요하다.

대신 이 발전소는 부지 바로 옆 가스공사 통영기지의 기존 부두를 비롯한 하역설비를 이용하면서 저장탱크 건설 시운전과 사업관리, 향후 시설 운영 등은 가스공사에 위탁할 예정이다. 연료 직도입에 따른 추가 건설 소요비용은 최소화 하면서 안정적인 시설운영과 공기업 설비이용률 제고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4년 현대산업개발과 가스공사는 이런 내용의 LNG저정시설 공동사업 추진협약과 LNG제조시설 협력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LNG발전사업의 결정적 경쟁력 척도인 연료 도입가나 조건 역시 기존 사업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소식이다. SPC참여 검토기업들에 의하면 현대산업개발이 해외에너지기업 B사와 2014년 체결한 LNG직도입계약(HOA) 조건은 기존 발전사들의 물량 우선 20년 단위 의무 도입과 달리 국내 유통가격에 연동해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도록 했다. 유가변동 때마다 마음을 졸여야 하는 일부 기존 셰일가스 직도입계약 등과는 애초부터 접근이 달랐다는 얘기다. 

C발전사 관계자는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CP(용량요금) 현실화에 대한 업계 요구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중장기적으로 신기후협약 발효 등 외부 환경도 LNG발전에 긍정적"이라면서 "통영복합의 경우 먼저 진입한 다른 발전사들보다 비교 우위의 여러 조건을 갖고도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망하면서 시간을 끌어온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에코파워는 발전소 주기기로 GE사의 H클래스 터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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