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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지구촌 전선에서 한발 뺀 미국
트럼프, '오바마 기후변화 정책 해체' 행정명령
[450호] 2017년 03월 31일 (금) 14:13:26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기후변화법을 무효화하고 석탄 산업의 회생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환경보호청(EPA)에서 광부들과 경영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 화력발전과 석탄 채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EPA 수장에게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청정전력계획을 철수하고 관련 법안을 재작성하는 일을 착수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청정전력계획은 수 백만 개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신규 발전소 건설 중단 및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로의 교체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광부들에게 "여러분, 이게 뭔지 압니까? 여기에 뭐라 써있는지 알겠어요?"라고 물으며 "여러분들이 일자리로 돌아가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대선 캠페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주요 기후변화 정책들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원 제거를 위한 EPA 규제들이 오바마의 중심 기후변화정책이었다.

이번 서명으로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지구촌 노력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에너지 산업 일자리 확대를 명분으로 뒷전으로 물러나게 됐다.

세계 기후 외교관들은 세계 2위 배출국인 미국의 퇴장에 따른 공백을 메울 방안을 서둘러 찾아야한다.

2015년 파리 협정에서 프랑스 협상대표였던 로렌스 터비아나는 "수 많은 나라들은 기후 정책을 강화하고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트럼프식 정책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 협정의 목표는 지구의 기온이 3.6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기온이 3.6도 상승할 경우 심각한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식량난 등 돌이킬 수 없는 재난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오바마 전임 대통령은 파리 협정에서 미국이 2025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26%를 삭감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정발전계획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이고 대표적인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정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저감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정책을 제거함으로써 사실상 협정안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협정 가맹국으로 남을지도 미지수다.

하버드 대학교 환경경제학과의 로버트 스타빈스 교수는 "미국이 파리 협정을 탈퇴하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다른 주요 배출국들이 따라할 수도 있다는게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악의 경우 파리 협정이 해체되는 것"이라며 "최악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주요 경제국들의 외교관들은 미국과 상관 없이 기후변화 협상안을 계속해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세계 기후변화의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간의 2014년 배출 저감 협상은 파리 협정의 돌파구가 됐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청정발전계획을 미국이 저감 목표에 달성할 수 있는 증거로 제시했다. 양국 간 어렵게 성사된 협상물은 다른 나라들이 파리 협정에 가입하게 유도한 촉매제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을 철회할 경우, 관계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은 조만간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사유지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2030년 전까지 중국의 배출량을 낮추겠다는 파리 협정에서의 약속대로 전진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다보스 경제 정상회담에서 그는 "모든 서명국은 빠져나갈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발해야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할 책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조치 없이 중국의 노력만으로 기후변화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UCLA의 중국 환경 정책 법률 학자인 알렉스 왕은 "중국 내에서 기후변화정책을 반대하는 기업과 정치파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오바마의 기후변화 정책을 완전히 격파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EPA 청장이 기후변화 규제를 철회하고 수정하기 위해서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과정은 복잡하고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주정부 연합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기로 약속했다. 뉴욕 법무장관인 에릭 T. 슈나이더맨은 온실가스 배출의 규제를 없애는 노력을 좌절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은 판례법 뿐만 아니라 청정대기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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