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 실증사업에 탄소섬유 제품 자체개발·양산

[이투뉴스] 꺼져가던 국내 풍력발전기용 날개(블레이드) 제조부문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고 있다. 

복합재료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휴먼 컴퍼지트가 60㎿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사업에 쓰일 해상풍력발전용 블레이드를 개발,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섰다. 2015년 국산 대표 풍력 블레이드 제조업체 KM의 부도로 국내에서 마땅한 제작사를 찾기 어려웠던 풍력발전업계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전북 군산에 터를 잡은 휴먼 컴퍼지트는 과거 항공기 기체 및 풍력 블레이드 전문 제작사인 데크항공에서 새롭게 완전 분리된 독립법인이다. 2012년 데크항공의 풍력 블레이드 제조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종업원 지주회사로 설립됐다. 풍력 블레이드뿐 아니라 자동차산업용이나 항공기·조선해양용 복합자재를 제조한다. 주요 고객사는 효성 등 풍력시스템사와 국내 완성차 및 1차 납품업체 등이다.

휴먼 컴퍼지트에 따르면 초기 업황 부진으로 풍력 블레이드 제조부문 비중은 20%까지 낮아졌다. 그러다 올 초부터 실증사업에 쓰일 블레이드를 본격 양산하면서 80%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번 풍력 블레이드가 개발돼 양산에 이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다. 본래 실증사업에 제품을 납품키로 했던 KM이 부도가 난 이후 주관기관인 한국해상풍력과 풍력시스템사인 두산중공업은 중국산 풍력 블레이드 도입과 국산품 개발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까지 하부구조물 실증을 목적으로 세우는 3기의 시범 풍력발전기에 중국산 풍력 블레이드 적용을 검토한 바 있다. 이후 정부와 두산중공업이 R&D를 지원한 휴먼 컴퍼지트의 풍력 블레이드 개발·양산능력이 높게 평가되면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KM이 보유했던 도면을 인수받았으며, KM에 있던 일부 사원들도 입사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양산 중인 블레이드는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시범사업 시 공급되는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 ‘WinDS3000 TC2’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3㎿급 터빈으로 이용률이 동일급인 TC1 대비 10%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이 동일급인 TC2모델 대비  이용률이 48% 향상된 것으로 자체 평가하는 TCS모델에 적용할 풍력 블레이드도 최근 개발을 마쳤다고 휴먼 컴퍼지트 관계자는 밝혔다. 해당 풍력 블레이드는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제시한 국책과제로 두산중공업도 개발에 참여했으며,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적용해 기존보다 가벼울 뿐 아니라 높은 강도와 탄력을 지닌 제품으로 알려졌다.

휴먼 컴퍼지트 관계자는 “올 초부터 TC2모델에 탑재되는 풍력 블레이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며 "실증사업이나 시범사업이 예정대로 본 궤도에 오르면 내년 이후에도 꾸준히 블레이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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