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미국의 태양광 발전이 무섭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GTM 리서치 연구소와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해 14.6GW로 2015년의 약 두배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미국에서 건설된 신규 발전 설비용량의 39%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해 새로 들어선 발전설비 비중은 태양광에 이어 천연가스 29%, 풍력은 26%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미국내 태양광 발전이 급증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집중 정책은 물론 캘리포니아 등 지방정부의 태양광과 풍력 등에 대한 육성의지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따라 태양광사업에 대한 연방 정부의 투자 세금공제가 더 이상 연기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작년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몰린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른바 일몰 현상으로 당분간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모듈 가격 및 기자재, 설비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미국의 가정집은 물론 상업시설, 발전사들이 의무사항이 아니고 정부로부터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더라도 태양광에 투자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 설치량을 부문별로 보면 지붕형 모듈보다 설치비용이 낮은 평지 태양광발전소가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거주형 태양광 설비 성장률이 거주형 태양광 성장률을 앞선 것도 2011년 이후 두번째. 또한 소규모 태양광도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거주형 지붕 태양광은 19% 늘어났고 커뮤니티(공동형) 태양광 설치량도 200MW를 넘어섰다.

미국의 태양광 설비 누적용량은 작년말 기준 38GW에서 2021년에는 105GW로 늘어날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18.3GW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와 아리조나주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에너지 지원정책을 강화하더라도 미국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성장세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그리드 페리티(화석연료와 원가가 비슷해지는 선)에 도달하고 있는데다 미국의 행정체계가 연방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나 일선 주 정부의 역할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발목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이같은 태양광 발전설비 급증은 중국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함께 세계 에너지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국가들이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투자와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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