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한계성 등 여전한 과제…공급자·소비자 상생방안 모색 필요 '공감'

석유시장감시단 '알뜰주유소 역할' 세미나 개최

[이투뉴스] 알뜰주유소가 생긴지 5년이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는 평가다.

석유시장감시단(단장 송보경)은 22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석유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알뜰주유소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알뜰주유소의 지난 5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규태 서강대학교 교수는 '2017년 유가 불확실성에 대한 소비자 이해와 대응',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알뜰주유소 정책의 성과와 개선방향', 이서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박사는 '소비자 관점에서 본 알뜰주유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 김재옥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가 세미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규태 서강대학교 교수는 올해 국제유가 변동의 핵심변수를 ▶트럼프의 경제정책 ▶달러화의 변동성 ▶세계 거시 경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준수 ▶셰일오일 로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경제나 세계경제의 개선, OPEC의 감산 합의 이행 준수에 유가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이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에는 유가가 하락한다. 국내 석유 가격은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의 값싼 휘발유가 국내에 들어와 차액거래가 가능해진다면 국내유가의 흐름은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규태 서강대학교 교수가 유가의 변동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알뜰주유소 정책의 성과와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 박사는 국내 석유유통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발한 알뜰주유소 정책 배경부터 설명했다. 국내 석유시장은 4개 정유사가 과점적 공급을 하고 있고 유통시장 역시 높은 수직계열화(도매단계 과점구조가 소매단계까지 전이)가 된지 오래다. 이러한 유통구조에서 석유시장의 경쟁촉진과 투명성 확대를 위해 2012년 알뜰주유소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알뜰주유소 보급 현황의 경우 전체 주유소의 약 9.7%로 농협알뜰(558개), 자영알뜰(443개), 고속도로알뜰(167개) 순으로, SK에너지(시장점유율 1위)와 GS칼텍스(2위)의 시장점유율은 알뜰주유소 도입 전보다 약 3% 각각 하락했다. 또 도매부분에서 휘발유는 25~48원, 소매부분에서는 평균 67원 가격 인하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결국 알뜰주유소는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정부의 정책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유지가 필요하고, 특히 다시 올수도 있는 고유가 상황을 대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서혜 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본 알뜰주유소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 박사는 알뜰주유소가 준거가격(Reference Price) 역할을 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난 5년동안 소비자가 휘발유 구매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을 알뜰주유소가 제시했다는 뜻이다. 또 정유사의 독과점을 해소했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순기능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박사는 현재를 에너지 3.0시대로 정의했다. 과거 에너지 1.0세대는 에너지 수급확보에 관한 정책을 다뤘고 2.0세대에는 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현 3.0세대에는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 이서혜 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은 알뜰주유소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뜰 주유소의 영향이 미미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김형건 강원대학교 교수는 알뜰주유소의 가격인하 효과는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셀프주유소로 전환했을 때 가격 인하가 알뜰주유소 전환시 보다 분명히 더 많다며, 민간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향후 주유소의 대형화와 주유소 폐점 증가로 인한 석유제품의 가격 재상승을 우려했다.

홍우형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름값을 단순비교 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름값이 떨어진 것이 유가 변동에 의해 하락한 것인지 아니면 알뜰주유소의 효과인 것인지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지역별 땅값 및 소득수준 차이 등도 있어 가격만 놓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 홍우형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알뜰주유소의 가격인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재명 주유소협회 팀장은 알뜰주유소의 가격 인하 효과는 인정하지만 그로 인해 근처 주유소의 출혈이 굉장히 심하다며 업계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직 가격인하만이 지상과제가 된 오늘날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은 1.8%로 극심한 수익난에 허덕이고 있고, 심지어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해야할 심판(정부)이 경기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알뜰주유소에 목맬 것이 아니라 기름값의 50%가 세금이기 때문에 유류세를 낮추는 근본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역설했다.

김은하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 사무관은 “정부는 알뜰주유소 덕분에 휘발유 가격이 내린 것을 의심치 않지만, 알뜰주유소의 실효성 측면과 한계성 등의 질문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라며 “알뜰주유소는 본래 고유가시절에 나온 정부정책인 만큼 현재 저유가에 맞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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