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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
서울시 에너지정책 집행기관으로 자리매김…지역한계 설정 안한다
중앙·지방정부 역할분담 필요, 열병합발전 등 분산전원에 지원해야
[444호] 2017년 02월 20일 (월) 07:01:05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열+신재생+전기차+ESS, 통합 에너지플랫폼 구축할 것”

[이투뉴스] 지난해 말 설립등기를 마친 서울에너지공사가 금주 서울시청에서 창립행사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에너지 전담 공사로는 제주에너지공사에 이어 두 번째지만 자산이나 사업규모 등에서는 압도적이다. 특히 원전하나줄이기를 전면에 들고 나온 서울시 에너지정책을 총괄 집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그동안 SH공사에 더부살이하던 서울시 집단에너지사업부문이 제 집을 찾았다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적잖은 어려움 속에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서울에너지공사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화 사업 확대와 에너지복지 개선 등 요구사항은 많은데 대다수가 초기단계라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믿을 구석은 지역난방 등 집단에너지사업이지만 이 역시 전력시장 환경변화, 정부지원 미비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설립과정을 보면 시간은 걸렸지만 당위성을 정부와 서울시가 인정했기 때문에 비교적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의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박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 에너지정책(원전하나줄이기)과 에너지 전담 지방공사 설립은 중앙정부는 물론 많은 지자체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있다.

서울시와 박 시장이 제도와 규정 등 공사의 틀을 잡았다면 박진섭 사장을 비롯한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임직원들은 설립을 위한 조직, 업무, 비전 구성 등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박 단장은 사업단 내부 소통 및 박원순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와의 조율에 앞장서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공사설립을 진두지휘했다. 환경운동가 출신으로서의 높은 식견과 함께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리더십도 한 몫 단단히 했다.

결국 박 단장은 이러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서울에너지공사 초대사장으로 임명됐다.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었지만, 경영 및 정책수행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무사히 통과했다. 공사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조직과 인사도 지난해 말 모두 마쳤다. 또 2월초 박원순 시장에게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설립 의미와 역할은?
지방공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불필요한 공기업 만들어 예산만 낭비한다는 인식도 많다. 하지만 서울에너지공사는 대한민구 수도 서울의 에너지 문제를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시가 지자체 중 처음으로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실행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공사의 역할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시의 정책수행을 돕는 것이다.

지방공기업에 대한 일반의 부정적인 인식과 달리 행정자치부 심사 등에서 서울에너지공사의 역할모델을 의미 있게 평가해 줬다. 다만 1000만 서울시민이 에너지공사 설립을 인정하느냐는 별개다. 앞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에너지공사가 실효성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고, 이해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중심의 에너지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중앙집중형으로 전개되던 에너지정책과 공급이 분산형으로 바뀌고 있다. 시대적 흐름과 에너지산업의 발전, 기술진보 속도를 보면 앞으로는 분산형으로 가야 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에너지 소비자가 직접 생산하고 사용하는 형태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중앙집중형 에너지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가 독립적이고 자립형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불러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분산형 에너지라는 시대적 흐름을 수용하면서 발전시킨 것이다. 원전하나줄이기 역시 세계 어느 도시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세계가 이를 더 평가하고 있다.

시대적 조류를 서울시가 가장 앞서 실행하고 있으며, 다른 지자체도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좀 더 진행되려면 충분한 재원확보가 중요하다. 정부가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없앴는데 서울시는 소형 신재생사업자 지원을 위해 유지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정책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역할분담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자체 예산으로 지원했지만 아직 인프라를 만들지 못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까지 이뤄내지 못했다. 협조가 절실하다.

◇열연계에 앞장서 사업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문제는 국내 시장만 가지고 평가하기 어렵다. 세일가스 등 국제동향, 세계 경제·산업구조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과 LNG가 에너지수급의 중심인 상황에서 최종에너지인 전기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외부환경은 어렵지만 집단에너지 역할인 미활용열을 이용하기 위해 GS파워와 열거래를 통해 경영개선효과를 얻고 있다. 또 의정부 소각장과 연료전지 폐열 등 과거엔 버려지는 열도 수용, 지역난방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대륜발전 및 별내에너지와 열연계 계약을 마쳐 연간 25만Gcal의 열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변에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기 위해 열 연계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기술적으로 퍼펙트하지 못하지만 연료전지 역시 열연계를 하면 사업성이 있다. 사용하는 자체만으로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지역난방 추가보급을 위해선 시민에게도 인센티브가 돌아가야 한다. 앞으로 사용자시설(아파트단지 내부)까지 열공급설비를 설치한 이후 열요금에 반영해 장기적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일시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집단에너지 최대 취약점인 겨울철 난방 중심에서 여름철 냉방까지 한다면 경영개선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역할에 비해 집단에너지 정책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많다.
잘못하면 중앙정부를 비난하는 형태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시장원리를 수용해 민간기업의 참여를 허용해 놓고 세부적인 규제를 계속하는 것은 민간개방에 대한 의미가 없다. 국가 전체적으로 집단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정부지원제도에서 소외돼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집단에너지 메리트가 최대로 발휘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집단에너지가 제공하는 온실가스 저감 및 오염물질 감축, 에너지이용효율 개선 등에 대해선 보상구조가 있어야 한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집단에너지도 신재생처럼 지원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절대 규모가 작다보니 여러 불만들이 있지만 사업자 역시 시민에게 불편한 요금인상 등은 자제해야 한다. 저렴한 열원 확보나 시장을 적극 개척, 공급확대 등을 통해 시민에게 서비스를 넓혀가야 한다.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설립과 맞물려 있어서 늦어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그린히트 프로젝트도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은 물론 이제 공사 설립이 완료된 만큼 올해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다. 현재 수요부터 시작해 사업성을 마지막으로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가급적 상반기 용역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에는 모두 확정한다는 일정 아래 움직이고 있다. 마곡열병합을 짓는데 4300억원(기 투자비용 제외 시 380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용역에서는 시민펀드를 비롯한 건설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검토사항은 현재 허가받은 285MW를 그대로 갈 것인지 여부다. 주택단열 개선 등으로 단위세대당 열사용량이 감소추세라서 설비가 과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곡열병합의 경우 서울 전체의 분산전원 측면에서도 독립적, 자립적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 GS파워에서 열을 받고 있고, 당인리발전소(서울복합화력)에서도 열을 준다고 하지만 유동적인 만큼 준공시기에나 검토 가능하다. 외부 열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열원을 확보하는 요소도 중요하다. 경제성 확보라는 대전제만 충족한다면 짓는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는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공사는 서울시 에너지 문제에 대한 집행기관이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한전 등과의 돌파구 마련이 필요할 때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서울시는 타지자체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에너지공사는 타 지역은 물론 해외까지 투자 가능하다. 서울에너지공사라고 해서 지역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예를 들면 지방은 활용 가능한 부지가 있고, 공사는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만큼 서로 조합하면 상생이 가능한 측면도 많다. 아직 법과 제도가 성숙되지 못한 지점도 적지 않지만 함께 노력해 공동사업을 찾아보겠다.

수익성과 공공성을 양면의 문제로 보는데 에너지기업은 쉽게 충돌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태양광 등 새로운 사업을 펼치더라도 경제성이 기초가 돼서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공공성만 보고 사업 확장이나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다. 아직 신생조직이기 때문에 투자재원 등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지만 수익의 10% 이상을 에너지복지에 투자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에너지연구소도 만들었다. 운영방안은?
에너지연구소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분권형 에너지시스템 등에 대한 정보나 국제동향 등을 잘 정리해서 홍보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는 지방공기업이 협동조합 등과의 관계설정 등에 함에 있어 여러 제도적 취약점이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드러나는 정책이나 제도 정비에도 나설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다. 에너지 전체 단위의 네트워크는 정부가 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의 주 또는 도시와 지방공사들이 어떻게 교류·실천하고 있으며,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볼 계획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에너지정책과 기술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현장과의 실증연구 매칭이 안되는 것 같다. 다양한 프로슈머의 문제 등에 대해 실증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재생 사업구조 아직 취약, 사업추진 방향은?
공사의 신사업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건물효율화사업 등이 큰 흐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열공급을 하는 25만 가구를 가지고 있어 시민친화적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는데 장점이 많다. 대표적으로 열과 신재생, ESS, 전기차, 충전 등을 모두 합친 에너지허브 역할을 공사가 앞장서겠다. 지금은 에너지원이나 사업별로 하나씩 쪼개져 있는데 통합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즉 기존 열네트워크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자원과의 결합을 통해 서울형 에너지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공사의 강점인 에너지절약과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유기적으로 만들어 내는 플랫폼, 그런 기능을 창출해 나가는 역할을 우리가 맡겠다. 특히 지구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제일 큰 목표다. 이런 것을 계량화하고 수치화해서 서울시가 2020년까지 1000만톤 줄이고 만들어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시민협력과 시민참여 강조, 이유와 구체적 방법은?
지방공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리가 시민위원회를 구성했다. 공사는 예산배정 등 일부 도움만 드렸을 뿐 위원을 뽑은 것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앞으로 위원회가 시민과의 창구는 물론 정책 아이디어 제공, 사업 모니터 등을 할 것이다. 시민과 협력하고 참여를 강조하는 것은 시민과의 파트너십을 형성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민참여는 예를 들면 공사 지붕을 청년창업 스타트업 기업인 루트에너지에 내줄 예정이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옥상 태양광사업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어떤 사업이든 10% 정도는 협동조합 등 시민에게, 20∼30%는 중견기업에 맡겨 창업지원도 하고 참여도 이끌어 낼 것이다. 공사가 사업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시장을 넓히는 선도적 역할과 신재생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CEO로서의 좌우명과 경영철학은?
에너지 분야는 국제적으로나 국내 모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미국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를 보면 변화의 속도가 보인다. 태양광과 전기자동차, ESS를 결합해 소비자가 전기를 생산, 저장,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한마디로 전기자동차가 운송수단이자, 발전소, ESS 역할까지 하는 그런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런 사업은 시민과 가장 밀접한 조직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시와 시민의 한 가운데 있는 서울에너지공사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이를 위해 공사를 관료적인 조직이 아닌 수용성 높은 자율경영과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하도록 이끌 계획이다. 특히 지자체와 시장이 상생하는 경영,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박진섭, 그는 누구인가?] 합리적 성품이지만 일욕심도 상당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은 1964년생(53세)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환경정책학과를 수료했다. 혼란의 80년대를 관통했던 젊은 시절, 그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에 몸 담아 조국의 자유와 민주주의와 외치다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환경운동에 뛰어들어 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실장을 비롯해 새만금생명평화연대 상황실장과 ‘WTO반대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을 나온 후 생태지평 설립에 뛰어들어 부소장을 맡았으며,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위원으로 참여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환경운동가이면서도 합리적이라는 평에 따라 정부 관련 규제개혁위원회 분과위원을 비롯해 지속가능위원회 에너지·산업 전문위원, 국가에너지위원회 전문위원, 환경부 민간협의회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14년에는 서울에너지공사 전신인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전문위원을 거쳐 1년 후에는 단장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권위적이지 않고 합리적인 성품을 소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부는 물론 일반 직원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등 소통에도 능하다. 하지만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일욕심도 상당하다. 업무추진에 있어서는 마냥 부드럽지 만은 않다는 얘기는 여기서 기인한다. 때로 카리스마 있게 업무추진을 요구하는 등 조직장악력도 갖고 있다.

▲ 박 사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2박3일 일정의 상생투어를 통해 전국 곳곳의 에너지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지자체-기업-시민이 어떻게 상생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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