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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석유비축계획, 목표량 산정방식 변경…왜?
국제기준 따라 IEA 방식으로 ‘생산나프타 공제’ 할듯
비축시설 여유용량 활용안 검토…조정안 확정 연기
  [439호] 2017년 01월 06일 (금) 10:42:27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이투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는 2025년까지 전략 비축유의 장기 수급계획을 정한 4차 석유비축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비축 목표량 산정방식을 국제기준인 IEA(국제에너지기구)의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산정방식을 바꿀 경우 비축시설의 여유용량이 늘어나게 되지만, 정부는 활용방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4차 석유비축계획 조정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 비축 시설을 활용한 중동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 전략 연구'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연구보고서가 4차 비축계획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생산나프타를 비축물량에서 제외시켜 저장시설의 여유용량을 늘린 후, 국제공동비축사업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재 지지부진한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을 국제공동비축과 일원화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산유국과 손잡는 국제공동비축사업 
현재 우리나라의 전략비축유 확보목표량 산정방식은 외부로부터 직접 나프타 제품을 수입하는 나프타의 순수입량만 공제하고 있다. 국제기준인 IEA와 달리 원유를 도입 후 정제·생산된 생산 나프타는 전체 석유 유입량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을 고려해 나프타 비축도 원유비축에 일부 포함시킨 이 방식은 우리나라 전략비축유의 확보량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지만 그만큼 시설의 잉여공간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양산했다는 평가다.

이를 이유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14년 시작된 저유가 기조를 반영해 전략비축유 확보목표량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잉여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석유 메이저 등 국제적인 저장시설 임대수요자들에게 해당 공간을 임대하는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유국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원유 소비 지역인 동북아시아에 물류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단거리 수송이 가능해져 판매물량 조정에 대한 유동적 대처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지역적으로 근접한 러시아와의 원유 경쟁력 제고, 동북아시아의 현물원유시장 참여 가능성 등도 이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비축유가 채워지지 않은 잉여 국가 비축시설을 활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에너지 안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진도 안나가는 동북아오일허브, 국제공동비축이 돌파구?
국제공동비축사업을 제안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사업이 동북아오일허브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만큼 한 단계 발전한 오일허브 SPC를 운영주체로 일원화해 두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비축유 및 비축시설 운영기준’ 제24조 제1항에는 비축시설 대여요건의 하나로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가 명시돼 있다. 두 사업을 일원화시킬 경우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의 활용 가능한 저장시설 규모를 확장하고 이전보다 대규모 물량을 유치할 수 있다. 또한 석유비축 정책 상 국가 석유비축시설의 잉여공간을 활용하는데 효율성도 높아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공동비축사업은 석유공사가,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코리아오일터미널이 각각 운영·관리하고 있다. 에경연은 보고서에서 국가 비축시설 중 잉여공간을 오일허브 SPC가 임대하는 대신 비축시설의 관리주체인 석유공사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의 저장시설에 충분한 원유가 유치될 경우 국내 정유사는 시설 이용사와 원유 현물거래를 할 수 있고, 시설 이용사가 될 산유국 국영 석유회사는 동북아시아에 물류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현물원유시장에 참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즉 오일허브 SPC, 산유국 이용사, 국내 정유사가 함께 참여해 국제공동비축을 확대시킬 경우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두 사업의 일원화가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의 성공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한계를 메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석유 관류량 확보를 위해 산유국의 국영 석유회사와 국내 정유사들 사이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비축유목표량 산정방식 변경은 맞다고 밝히면서도 “당초 12월 말까지 완료가 예정됐던 석유비축계획 조정이 현재 마무리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고서의 저유가 기준에 대해 에경연 측은 "현재 유가가 60달러 초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저유가를 기준으로 조정하는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최근 유가 상황에서도 기존의 저유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원유수입 다변화 정책 등 산유국에 치우친 원유수입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며 “국제공동비축 모델은 산유국 중심의 원유도입으로 회귀하자는 의미인 만큼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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