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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트럼프 내각 구성, 美 에너지정책 급선회 예고
에너지부·국무부·환경보호청 장관·청장 내정자 성향 분명
주정부·시(市) 차원 기후변화 대응 막지 못할 듯
[439호] 2017년 01월 03일 (화) 08:05:08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년간 일궈놓은 기후·에너지· 환경 정책을 뒤엎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내각 관료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의 방향성은 한층 분명해진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그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펼치기에 적합한 관료들로 채워졌었다. 임기동안 내무부와 에너지부(DOE), 국무부, 환경보호청(EPA) 등은 태양광과 풍력을 확대하고 해외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추진,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두 에너지부 장관들은 저명한 물리학자들로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샐리 주웰 내무부 장관은 유명 환경운동가이며,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은 기후변화 조치에 수십년간 헌신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바마와 트럼프 에너지·환경 조직의 성격 차이는 극명하게 다르다.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와 환경 관련 장관 내정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주정부의 주지사들과 시장들은 연방 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중앙 정부와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내각 후보자들이 어떤 정책을 지지할지 확언하기 이를 수 있지만 그들의 공식 발표 자료를 근거로 천연가스 프랙킹(시추)부터 풍력 에너지,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에 대해 그들의 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스캇 프루이트, EPA 청장 내정자 
EPA 수장으로 내정된 이는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 출신인 스캇 프루이트다. 그는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오클라호마의 법무장관으로서 프루이트는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발전계획(CPP)을 무산시키기 위한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CPP는 발전소로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정부 법이다. 미국내 배출량의 3분의 1은 발전소에서 나온다. 프루이트는 메탄 배출을 막는 EPA규제를 막기 위한 소송에도 참여했었다. 그는 임기동안 EPA와 싸우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프루이트는 후보지명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인들은 수백만달러 예산이 불필요한 EPA규제에 쓰이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며 “나는 EPA를 환경보호 강화와 미국 산업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진크, 내무부 장관 내정자
내무부는 국유지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을 감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내무부를 이끌 장관으로 라이언 진크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그는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해 엇갈리는 언급을 해왔다. 2014년 몬태나 부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그는 "기후변화가 진실이며 인류활동과 관련있다는 증거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지사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지난해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기후변화는)거짓말은 아니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확실하지 않은 문제로 미국의 전력과 에너지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 에너지 독립이 최우선 과제이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그는 공공토지와 수자원 보호를 위한 연방 정부 사업에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환경친화적 정책에 대한 역대 평가에서 그는 100점 만점에서 3점만을 받았다. 내무부 장관 지명을 받아들이면서 그는 “다음 세대를 위해 모두가 혜택을 받는 방법으로 공공 토지가 관리되고 보호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국무부 장관 내정자인 틸러슨은 향후 국제적 환경 협약과 자국내 에너지 사업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국경 사이의 송유관 건설도 국무부 업무에 속한다. 세계적 원유·가스 회사인 엑손모빌 회장이기도 한 그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평가들은 기후변화 조치를 거부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키스톤 송유관 건설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초 에너지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틸러슨은 “기후변화의 위험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진지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엑손모빌은 파리 기후협약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엑손모빌은 파리 협약을 지지하며 우리 회사가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입장표명은 뉴욕주와 메사추세츠주 법무장관들로부터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위험에 대해 수십년간 투자자들에게 숨기거나 속여왔다"고 소송을 받은 직후에 이뤄졌다.

틸러슨이 2006년 엑손모빌을 경영한 이후부터 회사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700만달러 이상을 후원해왔다. 이 후보들은 대부분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며 의회에서 산업 친화적인 정책들을 펼쳐왔다.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내정자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내정자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텍사스 주지사로서 원유와 가스 개발의 확대를 도왔다. 동시에 그가 주지사로 일하는 동안 텍사스는 풍력발전을 선도하는 주로 떠올랐다.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페리를 지명하면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해 그는 어떤 야심도 없으며 기후변화를 의심하고 있는 발언을 지속해 왔다.

페리는 “많은 과학자들은 데이터를 수정해 발표했으며, 그 댓가로 그들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부에서 그의 주요 업무는 미국내 핵무기 관리와 저장, 과학연구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리는 에너지 정책에도 손을 뻗을 수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는 재생에너지 개발과 배출 저감 이니셔티브를 지지해왔다.

만약 페리가 임명될 경우 그는 대통령 후보 선거 토론에서 제거해야 할 연방 부처로 꼽은 에너지부의 수장이 된다.

주정부들 "트럼프 탓 기후변화 후퇴" 독자행보  
트럼프 지명 관료들의 친기업, 반환경 입장이 분명한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은 이러한 변화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시장들과 주지사들은 연방 정부의 기조와 상관없이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이미 채택한 정책과 사업들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샘 아담스 오레곤 포트랜드 전 시장은 “기후변화에 적대적인 연방 정부 아래 도시들과 주정부, 사업 단체들은 탄소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 더 많고 빠른 기후변화 업무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자원연구소 미국지사를 맡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를 막는 해결책들은 도시에서 꼭 진행돼야 한다. 특히 교통 문제를 해결해야만 도시가 교통망 정체를 겪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와 더불어 수천명의 인력이 차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만큼의 경제적 가치까지 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인의 약 60%는 도시에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온실가스 배출이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선거에서 시애틀과 로스앤젤리스, 콜럼버스, 오하이오주 등은 환경친화적 대중교통 수단을 확대하는 후보에 투표했다. 특히 오레곤의 포트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도시로 꼽히는데, 몇 년 전부터는 자치단체 폐기물 프로그램을 착수했다. 이로 인해 재활용 비율과 퇴비화 비율이 상승했고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양도 현저히 줄었다.

마이애미 비치는 노반을 올리고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막기 위한 벽을 세웠다. 약 4억달러가 홍수를 막기 위한 사업에 투자됐다. 하와이는 204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할 계획이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배출권 거래제를 채택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하고 회사들이 탄소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가장 야심찬 기후 목표를 갖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대의 4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다.

브라운 주지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모인 미국지구물리연합에서 그의 환경 정책을 보호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인수 위원회 일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 관찰 위성의 시스템을 제거하길 원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트럼프가 그 위성 스위치를 꺼버린다면 캘리포니아가 주정부 차원에서 위성을 쏘아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화석연료에 친화적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의회 상황도 마찬가지 였으나 주정부와 도시들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었다. 

그들은 해수면 상승에 대응해 스스로 방어시설을 세우고, 재생에너지원으로 교체하고, 대중 교통 확대와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왔다. 워싱턴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던지간에 지역 관료들은 그들의 고유 사업들은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 지도부들은 대통령의 리더십 없이 기후변화 관련 신속한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이나 국가 정책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시장들과 주정부 관계자들의 의지는 강경하다.

로스앤젤레스의 에릭 가르세티 시장은 “이번 대선 결과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며 “연방 정부로부터의 조치를 기다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바로 행동에 옮기고 있으며 우리가 믿는 가치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방 정부 규제가 주정부와 지역 정부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각 지역에서 가속화 되는 일련의 정책 행보까지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잔 토리엔트 마이애미 해안 복구 최고담당자는 "기후변화 온실가스 목록을 최근 완성했으며, 연방 정부의 정책과는 상관없이 배출을 줄이도록 목표량을 설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채택하는 정책에 상관없이 우리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화당 시장들도 기후변화에 취약한 도시들을 관리하고 있다. 제임스 케이슨 플로리다 코랄 게이블 시장은 해수면 상승으로 홍수가 빈발하자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릭 스캇 주지사(공화당)도 케이슨과 다른 시장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주정부는 주지사들과 입법부들이 발전소와 교통 규제 권한을 갖고 있다. 주정부들은 자동차 연료 효율 기준을 규제할 수도 있다. 미국내 29개 주는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가운데 8개주도 임의 목표를 수립했다. 특히 뉴욕은 진보적인 기후 정책을 수립해 전력시스템을 개혁하는데 앞장서 왔다.

기후정책에 우호적이지 않은 공화당 주에서도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발견할 수 있다. 풍력과 태양광 산업의 경제성이 좋아지면서다. 텍사스주는 전력시장의 규제완화와 연방 정부의 보조금 및 세금 공제 혜택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많은 풍력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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