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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기후변화 시대의 집단에너지 생존 전략
기존 사업모델 한계점 도달…신재생에너지원과의 융합 필요
[438호] 2017년 01월 04일 (수) 07:05:48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 임용훈 에기연 박사

[이투뉴스]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가정 및 상업분야 수요처에 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냉·난방사업자의 최근 경영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한난 및 GS파워 등 사업 초창기부터 뛰어들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처와 저가의 소각열 열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를 제외한 신규 및 기존 중소규모 사업자들은 사업 진입 후 수년간 만성적인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 초반 정부의 집단에너지 사업에의  민간사업자 참여 확대 정책에 편승하여 적극적인 사업 진입 및 투자를 결정한 신규 사업자들은 최근 불투명한 미래 사업성으로 인한 출구전략 수립에 고민하는 모양새다.
 
국내 지역냉난방 사업은 2009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거의 시장이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지적되어 오던 부동산 침체, 열 수요의 지속적 감소, 천연가스 연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 등 여러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한시적인 외부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도 있겠으나 기존의 지역난방 사업모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에 한계가 온 것으로 보는 시각도 최근 대두되고 있다. 물론 향후 관련 시장 환경변화와 현재 시장에서의 집단에너지 사업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 등에 의해 반등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현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의 생존 여부는 향후 전개될, 아니 이미 도래한 기후변화 시대로의 진입에 따른 미증유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부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 여부가 집단에너지 사업의 향후 성패를 가늠할 가장 핵심적인 인자로 작용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나마 저가의 석탄을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있던 산업체 집단에너지 사업의 경우도 근래 전력시장 안정화에 따른 SMP 가격 하락과 신기후변화체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증대 요인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도심화와 산업고도화에 따른 (초)미세먼지 문제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석탄을 주 연료로 하는 발전 및 산업체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고민은 더욱 커져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신 기후변화 협정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전 세계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에 대한 추진 일정의 지연 개연성도 있겠으나 이제는 더 이상 지면상으로만 접해오던 막연한 위협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막대한 효과를 직접 경험하게 되는 현실이 되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연 평균 온도 상승률이 지구 평균 온도 상승률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시대적 흐름 변화를 정확히 읽어야...
변화는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유발하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기존의 안정적인 환경을 고수하려는 심리는 개인적으로는 인지상정일 것이요, 사업자면 누구나 현재의 기반을 일구는데까지 소요된 노력과 비용에 대한 충분한 보상 이상의 수익과 지위를 안정적으로 보장받고자 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집단에너지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기 확보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시장 영향력과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반면, 신규로 진입에 따른 초기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은 정부로부터의 특단의 조치에 기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 과거 도시가스 사업자와의 효율화 논쟁을 통해 지역고시제를 기반으로 한 비약적인 성장을 달성해오던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최근 시장 확대의 정체가 고착화될 위기 상황을 겪고 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열병합발전 기술에 근간한 성공 모델인 효율성 프레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성큼 다가 온 기후변화의 시대에 경쟁을 해야 하는 대상은 이전 도시가스 사업자나 발전 사업자의 동일한 에너지 사업 분야 내에서의 경쟁자가 아닌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친환경성으로 무장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경쟁자와의 전혀 새로운 경쟁이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즉, 과거 20여년 이상 열병합발전 기술에 기반하여 도시가스사 및 발전사와의 효율성 논쟁을 통한 시장 보급 가치를 논하던 장에서 새로운 기후변화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효율성 가치보다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의 친환경적 가치가 사업의 확장 및 미래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등장할 것이 확실시 된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레프킨에 따르면 향후 미래 제3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에너지체계와 IOT 기술의 접목에서부터 촉발될 것임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에너지체계의 주요 내용으로 산업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며, 기존의 대규모의 집중화된 시스템으로부터 분산형 시스템으로, 단순한 에너지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로부터 에너지프로슈머 개념이 도입된 복잡·다양한 체계로의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에너지혁명 2030』저자인 토니 세바는 향후 IOT 기술과 에너지저장기술(ESS)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광 기술이 전체 에너지시장을 평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상기한 미래 학자들의 예측을 100% 신봉할 필요는 없으며, 그들이 예측한 방향으로 세상이 반드시 변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회적 현상과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공감대, 그리고 관련한 연구개발 및 발전 추세를 살펴보면 상기한 여러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혁신적 변화에 대한 확신적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기술혁신에 기반한 혁명적인 사회 변화가 촉발될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국내외 에너지 공급 체계의 중요한 한 축을 감당해오고 있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있어서도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 체계로의 변화 요청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와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에 따른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체질 개선작업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30여년 이상 일구어 온 사업 기반이 송두리째 위협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국내의 주변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집단에너지 사업 분야보다 훨씬 더 공고한 사업적 지위와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발전사업자들조차 기후변화 시대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에 대한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으로 더 적극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기반한 사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는 점들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 집단에너지 시스템 세대별 효율성 변동(출처: UNEP)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사업의 길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통한 집단에너지 재도약의 첫걸음은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중앙집중형 에너지생산·공급 시스템은 기후변화 시대에 절대로 환영받을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 사업 플랫폼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집단에너지 사업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논하는데 있어 집단에너지 사업, 특히 도심 수요를 근간으로 하는 지역냉난방 사업의 기본 인프라는 향후 사업의 확장성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온실가스 배출 심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도심화(Urbanization) 심화에 따른 에너지소비 집중에 따른 도심 단위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에너지·환경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에서 대도심 생활 영위에 필요한 효과적이고 실효적인 전력, 난방 및 냉방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집단에너지 사업 관점에서는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실효적인 에너지 효율성에 기반한 에너지 사용량 절감 측면에서 과거 오랜 기간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이용 고도화에 크게 기여해 온 집단에너지 사업에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성큼 다가 온 기후변화의 시대에는 다양한 환경 변수들로 얽혀진 사회 문제들이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므로 과거의 단순한 고효율 기기 적용에 따른 효율성에 의존하는 단편적인 사업 모델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미래 에너지체계에서는 에너지 수요와 공급 정보에 기반한 매우 긴밀한 에너지 및 에너지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새로운 가치들이 에너지생산 및 소비 주체간 교환과 공유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앞서 제레미 레프킨이 지적한 미래 에너지체계의 중요 요인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우선 집단에너지 공급 시스템과 신재생에너지원의 융합을 위한 두 가지 측면의 변화가 요구된다. 첫 번째로는 에너지 공급 온도의 변화로 최근 집단에너지 분야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슈화가 되고 있는 저온 열공급(제4세대 집단에너지)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저온 열 공급 플랫폼의 도입은 단순한 열 공급 온도의 저하로 인한 효율 향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즉, 기존 화석 연료 기반의 대규모 집중화된 열원설비를 이용한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을 유발하는 사업모델로부터 친환경적이고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로운 신재생에너지원 기반의 공급 시스템으로의 변신을 위한 근본적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두 번째 중요한 변화로는 중앙집중형 일방적 열공급 방식으로부터 분산형 양방향 열거래 방식으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현행 집단에너지 사업의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중앙집중형 열원 설비를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성 모델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원 설비 기반의 사업 모델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원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태양광, 태양열 및 풍력 발전설비들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생산 설비에 비해 에너지생산 밀도가 낮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많은 면적의 부지가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열원부지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 하겠다.

   
▲ 일방향 vs 양방향 열거래 모델 개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집단에너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수용가의 유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신재생에너지원 설비 설치를 위한 면적을 확보하고, 이를 제공하는 수용가와의 에너지 거래를 통한 에너지 공유 기반의 전략적 동반 관계 수립 모델을 지향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에너지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관계자라 할 수 있는 에너지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담당하는 에너지프로슈머 기반의 에너지공유 및 거래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미래 에너지체계에 자연스럽게 순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사업의 체계를 확립해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전체 집단에너지 사업의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을 획기적으로 달성 할 수 있는 새로운 지속가능 성장 모델로써의 역할이 기대되는 신기술 분야로는 온실가스 이용(Carbon Capture & Utilizaiton) 및 온실가스 자원화(Carbon Capture & Resources)를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전력과 온실가스를 이용하여 천연가스를 생산·저장·이용할 수 있는 P2G(Power to Gas) 기술모델에 대한 집단에너지 분야 접목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천연가스 기반의 에너지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냉난방 사업의 특징과 접목하여 집단에너지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한 에너지저장 이용 개념의 구현을 통해 획기적인 신재생에너지원 활용도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향후 이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추이에 주목하기 바란다. 

임용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iyh@ki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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