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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근혜 정부의 실패와 사회책임 정신의 회복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437호] 2016년 12월 19일 (월) 08:01:43 황상규 hwang@srkorea.asia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 황상규] 국정농단, 직권남용, 직무유기, 뇌물죄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78%)과 국회(78%)로부터 탄핵되었다. 헌법재판소의 인용을 남겨 놓고 있지만, 이미 박근혜 정부는 도덕적으로 붕괴했고, 법률적으로 실패했다.

이런 상황이 되니 차기 정부는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있는가 하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과연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 것인가? 어느 정권에나 가신 그룹이나 핵심 그룹이 있기는 마찬가지고, 일을 제대로 하려면 생각이 서로 통하고 철학이 맞는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과 친박인사들도 집권 초기에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일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했고, 많은 국민들은 그것을 어느 정도 용인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 원인을 간략히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무리 통제하고 억압해도 우리사회는 이미 열린사회로 진입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는 점이다. 권력이 무서워 잠시 진실을 덮고 감출 수는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권력의 후반기로 가면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음에도 SNS, 인터넷 등 열린사회의 힘을 너무 간과하고 무시했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다.

둘째, 공식적 논의 시스템은 없고, 하향적 의사결정과 통보만 있는 경직된 시스템의 결과였다. 자생적 논의력이 약해지니 비판과 토론은 없고, 복지부동과 권력 눈치보기가 만연하고, 정책의 합리성과 자생력이 훼손되면서 도미노처럼 정부 시스템이 일시에 붕괴한 것이다.

셋째, 내부 부조리와 비리를 감찰하는 시스템(민정파트, 검찰, 특별감찰관)이 있었음에도 대통령이 도리어 그 감찰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것이 결정적 부메랑이 됐다. 2007년, 2012년 대선과정에서 측근 비리의 문제점을 미리 점검할 수도 있었으나 실기(失機)를 했고, 정윤회 문건 파동이나, 특별감찰관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만 잘 해결했었어도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넷째, 다양한 이견 그룹과의 소통이 부족했고, 이해관계자 참여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었다. 대통령은 항상 뭔가를 읽기만 하고, 국무위원이나 비서진들은 항상 적기만 하고 토론은 없었다. 이 모습에서 오늘의 이 불통의 씨앗은 뿌려졌는지 모른다.

다섯째, 국민과의 약속을 너무 쉽게 파기했고, 이제 보니 이 중요한 과정에 비선 실세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국민과의 약속은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정책 편의를 내세워 줄줄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면서 오늘의 실패가 잉태되었다는 점이다.

누리과정(영유아보육) 예산논란, 노령기초연금 문제, 세월호참사, 국정교과서 파행, 개성공단 폐쇄, 사드배치, 검찰총장 축출, 정윤회 문건 파동 등 국민과의 약속을 쉽게 뒤집고, 각종 비리제보 사건을 파헤치지 않고, 도리어 이 정보를 유출한 것을 문제삼는 적반하장을 보이면서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상식과 정의가 설 땅은 없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는 촛불 민심으로 번지고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 하는 이 시점에 우리 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차기 정부의 과제를 한두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사회 각 분야의 자생력과 자기 치유력, 그리고 의사결정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

사회 각 분야의 책무와 관련해서는 이미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도 표준안을 제시·공표했고, 우리나라 기술표준원에서도 KSA ISO 26000으로 국내표준을 제정한 바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CSR(기업의사회적책임)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사회 각 분야의 SR(사회책임) 원칙을 제고하고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국제표준에 기반한 SR(사회책임) 표준은 7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즉, 각 조직의 책무성(accountability), 투명성, 윤리성, 이해관계자 참여, 법규, 국제규범, 인권 등인데 이런 원칙만 잘 준수해도 정부는 물론, 공공기관 및 기업 등 산업계와 시민사회가 본연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조직들의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 인권보호, 노동권보호, 환경보호, 소비자권리보호,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발전의 관점에서 과제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고, 투명하게 이를 사회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우리사회는 건강하게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은 어느날 갑자기 선지자가 나타나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책무성과 투명성, 책임성의 원칙을 지키며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공동의 과제다. 그 중에서 특히 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SR(사회적책임)을 정부 및 국가 차원의 과제로 설정하고 이행하고 있는데,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남북관계, 중산층 몰락, 빈부격차 해결, 부정비리의 추방과 사회갈등 해결의 한 방안으로 각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법과 제도를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앞에 두고, 정부의 사회적책임(GSR)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문제 해결과정에서 언론의 사회적책임(PSR)과 부정입시 논란에 휩쓸린 대학의 사회적책임(USR). 의료시술 논란을 일으킨 병원의 사회적책임(HSR)은 물론, 수사권, 기소권을 가진 경찰·검찰의 사회적책임(PSR)도 새롭게 챙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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