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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스템 전환기, 정책은 장기적 안목으로"
산업부 '에너지정책 고위자문단' 회의서 각계 원로 충고
구자균 "전력산업 경쟁도입" 김태유 "신기후 대응 보수적 접근"
[437호] 2016년 12월 13일 (화) 00:01:17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12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차 에너지정책 고위자문단 회의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3시 방향 좌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 장관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정근모, 김태유 자문위원, 김용래, 강경성 산업부 국장, 구자균, 한준호, 정회성, 김영훈 자문위원, 황주호 에너지안전자문위원 대표,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순)

[이투뉴스] 속도에 대한 견해차는 있었지만 방향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기존 에너지시스템은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고, 에너지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그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1차 에너지정책 고위자문단 회의'에서 산·학 원로들과 관련 국제기구 대표들이 정부를 향해 건넨 정책 조언이다.

이날 자문회의는 정근모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전 과학기술처 장관), 김태유 서울대 교수(전 대통령 정보과학기술 수석보좌관), 김명자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회장(전 환경부 장관),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 회장(전 한전 사장), 구자균 LS산전 대표이사 회장, 이회성 IPCC 의장(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김영훈 세계에너지협의회 의장(대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고위자문단은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과 황주호 에너지안전자문위원회 대표의 발제를 경청한 뒤 주형환 장관과 김용래 에너지산업정책관, 강경성 원전산업정책관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정책 방향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다. 정책 수립·추진 방향에 대한 에너지분야 각계 대표 원로의 자문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위촉한 자문단이 회의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시간 가량 이어진 자문단 회의의 포문을 연 구자균 LS산전 회장(스마트그리드협회장)은 에너지신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을 위한 과감한 시장개혁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자 지금이 전환의 최적기"라면서 "전력 판매시장 개방, 전기요금 현실화 등 전력산업 경쟁을 통해 에너지산업과 4차산업혁명이 결합해 새 사업모델을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호 삼천리 회장도 에너지전환을 위한 정부의 주도적 역할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정책지원을 당부했다. 한 회장은 "20년전에는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확보가 최우선 가치였으나 앞으로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과 수요부문 관리가 정책의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ESS 등 에너지신산업 육성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에너지대전환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구체적 예단은 어렵지만 안보우선에서 환경우선으로, 연소기반경제에서 비연소기반 경제로, 자원집약에서 첨단기술 집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첨단 기술과 결합된 솔루션이 에너지전환의 새 돌파구를 만들 수 있도록 기술융합을 촉진할 제도적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회성 IPCC 의장은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시장 변화를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여건을 조성해 가야 한다"면서 "한편으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 정책 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하는 일을 적극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비용을 반영한 전원믹스 결정과 사회적 합의를 강조한 원로도 있다. 김명자 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은 "에너지정책에서 사회적으로 합의한 전원믹스가 제일 중요한데, 원별로 생산,소비 등의 전 과정 통합비용을 산출해 안보 차원에서 믹스를 결정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특히 합리적 가격 메커니즘을 구축해 일관된 수요관리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정책은 장기적 안목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고언도 나왔다. 정근모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는 "미국 카터 대통령이 30년전 셰일오일 개발을 주장한 것처럼 에너지정책은 단기적 처방이 아닌 30년 뒤를 내다보고 만들어가야 하는데, 현재 우리 시스템이 이를 허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럼에도) 정부는 장기 에너지정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유 서울대 교수는 "신기후체제 대응에 있어 선도적으로 나가기보다 미국 등의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 전통에너지와 미래에너지 가교역할을 하는 천연가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저유가 때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석탄발전은 단순 폐기하기보다 탄소배출 저감기술을 확보해 개도국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에너지정책 고위자문단 위원들과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정회성 IPCC 의장, 주형환 장관, 정근모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김명자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김태유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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