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이투뉴스 칼럼 / 강천구] 1800년 구리와 아연을 이용해 세계 최초의 전기 저장장치를 만든 사람이 배터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과학자 알레산드로 볼트다.  전기의 단위인 볼트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지금 세계 배터리산업에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큰 바람은 전기차용 배터리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이차전지다.

한번 사용하면 다시 쓸 수 없는 1차전지와 달리 이차전지는 충전을 반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다. 건전지와 같이 한번 쓰고 버리는 일이 없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특히 전기차에 있어 배터리는 심장과도 같다.

최근 중국과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처음 배터리산업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PC등 다양한 모발일기기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모바일기기에 있어 배터리는 필수품이다. 현재까지는 모바일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전지부분이 대세지만 조만간 전기차를 포함해 중대형 배터리시장이 늘어날 것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지난해 6조4000억원규모에서 2020년엔 18조8000억원으로 3배가량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차전지 배터리산업은 전기차 시장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온실가스에 대한 범세계적 규제 대응을 위해 친환경차 산업은 필연적이다.

전기차 시장에 있어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다. 중국 전동기차 자원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12만3000대로 세계 1위다. 다음이 미국(6만 4000대), 프랑스(1만 8600대), 일본(1만 2800대) 등이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중국을 포함해 한국 일본 등 3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순위는 일본 AESC(닛산. NEC합작사:
Automotive Energy Supply Corporation)로 세계시장의 23.5%를 점하고 있다. 이어 2위는 한국의 LG화학(16.6%),  3위 중국BYD(15.1%), 4위 일본 파나소닉(13.7%), 5위 삼성SDI(12.5)이다.

그러나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평가에서는 한국의 LG화학이 1위다. 그리고 삼성SDI가 3위다. 이 평가는 지난해 12월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 리스치가 시장진출전략과 생산, 기술, 판매, 품질, 신뢰도, 가격 등 12개 항목을 평가해 발표한 것이다. 또 신재생에너지의 대표격인 태양광 발전에도 배터리는 필수다. 낮에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했다가 밤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라 불리는 대용량 배터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ESS가 필수다. 무엇보다 중대형 배터리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ESS에서도 핵심 부품이다.  ESS도 한국기업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내비건트 리서치의 ESS분야 경쟁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가 1~2위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중소기업인 코캄이란 리튬전지회사가 4위에 있다. 보고서에는 없지만 한국엔 또 한 곳의 이차전지 소재제품기업이 있다. 경남 함안 칠서공단에 있는 주식회사 에너켐이다. 에너켐이 생산하는 황산니켈은 2차전지 4대 핵심소재 양극재의 주재료다. 최근 에너켐은 배터리 양극재용 황산니켈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황산니켈 글로벌 기업으로는 일본 스미토모메탈, 러시아 노릴스크, 벨기에 유미코아다 에너켐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면 세계 네 번째 규모가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황산니켈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의 애로점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다.

정부도 늦게나마 전기차용 배터리산업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과 공동으로 430억원을 마련해 배터리 연구·개발에 지원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산업의 후발주자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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