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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없는 발전공기업' 불문율 깨뜨린다
정부, 한전-발전자회사 정산조정체계 개편 추진
LNG발전 대상서 제외…옥션계약 도입 검토될 듯
  [434호] 2016년 11월 28일 (월) 07:01:57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나주혁신도시내 한전 본사

[이투뉴스] 정부가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내부수익 조정 툴(Tool) 역할을 해 온 정산조정계수 체제를 손질한다. ‘발전공기업은 적자를 내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불문율이 깨지는 셈이다.

2001년 도매 전력시장 개설 이후 장기간 유지해 온 CBP(변동비반영시장)제도에 메스를 댄다는 것인데, 한전과 발전자회사간 부분적 관계 재정립은 물론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간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전력당국과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행 정산조정계수 산정방식이 전력시장의 효율 제고나 안정성, 공정한 경쟁 등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본격적인 개편안 마련에 착수했다.

대규모 발전소 건설로 수급에 여유가 생긴데다 공기업과 민간사 간 누적수익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됐고, 연료비 원가도 떨어진 이 기회에 환부로 지적돼 온 제도를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의도다.

정산조정계수는 발전6사(한수원·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동서발전·남부발전)가 생산한 도매전력을 모기업인 한전이 발전사별로 얼마나 가격을 쳐주고 사들일 지 미리 정해 놓은 값(계수)이다.

변동비(연료비)에 대한 보상수준을 결정하며, 1.0(100% 인정) 상한으로 현재 최저 0.6322(동서발전)에서 최고 1.0(중부발전)까지 책정돼 있다.

애초 도입 취지는 원전이나 유연탄화력 등 저원가 발전기의 초과이익 환수가 목적이었는데, 현재는 전원 구성이 상이한 각 발전자회사가 적정 투자보수율까지 감안해 총괄원가를 회수하고 필요에 따라 모기업과 수익률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칙은 발전자회사가 최소 적자를 보지 않는 수준에서 경영을 유지토록 하는 것으로, 발전원별로 매기던 계수를 발전사별로 달리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런 기존 정산방식은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선 한전과 발전자회사 입장에선 더없이 간단하고 편리한 수익분배 툴이다.

한전 경영난이 가중되면 덩달아 자회사 몫을 줄일 수도 있고(조정계수 인하), LNG비중이 높은 특정사가 SMP(전력시장가격)와 이용률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하면 기저전원 비중이 높은 다른 자회사에 돌아갈 몫 일부를 특정사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전이 발전6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추후 각사별 경영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회수하므로 소매요금의 원가회수율이 마이너스만 아니라면 한전의 실제 연결 재무실적은 같다. 일각에서 조정계수를 한전과 발전자회사간의 내부거래로 규정하는 배경이다.

반면 CP(용량요금)로 고정비를, SMP로 변동비를 각각 회수해야 하는 민자발전사 입장에 이 제도는 시장과 거리가 멀다. 더욱이 최근처럼 수요감소와 기저부하 증가로 SMP가 떨어지면 민간사는 변동비 회수가 어려워 경영난에 처하는 반면 원전·석탄화력 위주 발전공기업은 호황을 누린다.

설령 LNG비중이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정산조정계수를 책정 받아 실적을 만회할 수 있다.

물론 2011~2013년 극심한 전력수급난 때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돼 민간 SMP 상한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정부가 냉온탕을 오가는 기존 도매시장 제도를 장기계약 방식의 정부승인차액계약제(베스팅컨트렉트. VC)로 전환하려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초 VC 도입 방침을 철회한 가운데 당국이 이번에 정산체계 정비를 추진하는 배경은 이같은 사업자 간 이해상충과 시장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과 정비 범위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선 LNG발전을 정산조정계수 대상에서 분리한 뒤 한전이 발전자회사나 민간발전사와 일정기간 별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저발전기는 철저하게 총괄원가 기준에서 발전기별로 감가삼각을 정해 적정이윤만 주되 따로 떼어낸 LNG발전은 별도의 옥션시장 개설이나 장기계약제 도입을 통해 최소한의 비중유지와 수익보전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는 이런 방향의 개편이 추진될 경우 장기차액계약제(CfD, Contract for Difference)나 제한적 가격입찰제(Net-CONE) 도입을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어떤 방식의 제도개편이 추진되든 기존 도매시장 역학구도는 일부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공기업 LNG발전과 민간발전사 LNG발전의 제한적 경쟁은 물론 전원믹스가 다른 발전공기업과 발전공기업간 격차 발생, 한전과 발전자회사간 관계 재정립 등이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산조정계수 개선이 LNG발전 문제를 제대로 인식해 개선책을 모색하고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하는 차원이라면 매우 고무적"이라며 "CP로 적자를 보전해 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만큼 전세계 최저수준인 도시가스 가격은 점진 현실화하고 발전용 가스가격은 낮추는 가격체계 개선 로드맵을 세워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면한 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 이행과 미세먼지 등 환경개선 현안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LNG발전의 적정 이용률과 수익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화력을 감발해야 한다면 실제 한전이 부담할 정산금이 얼마나 될지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결과를 토대로 계약시장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정부의 목표설정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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