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인사청문委, 청문절차 후 ‘적정'의견으로 결론
내주초 박원순 시장이 공식임명…연말까지 공사설립 목표

▲ 서울시 의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내정자가 위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사장 내정자가 중간에 진땀은 흘렸지만 최종적으로 인사청문 절차를 통과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장선임 마지막 절차를 무사히 마친 박 내정자를 내주초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연되던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이승로)는 24일 환경수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서울에너지공사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어 박진섭 내정자에 대한 경영능력과 정책수행능력 등을 검증한 후 ‘적정’ 의견의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막판 표결까지  가는 등 진통도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청문특별위는 서울시 지방공사 사장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열어 ‘적정’ 또는 ‘부정적’ 의견의 보고서를 낼 수 있다. ‘적정’의견을 낸다는 것은 어찌됐든 해당 후보자 임명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인사청문 결과는 시의회 전체회의에 보고된 후 서울시에 곧바로 통보될 예정이다.

◆사전 내정說, 연구원 채용문제로 술렁
청문회는 냉·온탕을 오갔다. 적잖은 청문위원들은 박진섭 후보자의 사전 내정설 및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의 부적정성, 연구원 채용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반면 상당수 위원들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박 내정자가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시민운동가로서 도덕성 등에서도 큰 결함이 보이지 않는다며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논란이 컸던 사안은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에 따라 박진섭 후보자가 사실상 공사 사장으로 사전에 정해졌던 것 아니냐는 이른바 내정설이다. 여기에 최초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에 전문위원으로 들어왔다가 단장으로 선임되는 과정 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법률자문을 하는 변호사 P씨가 임원추천위원으로 선임된 배경을 의원들은 수차례 따져 물었다. 또 H 및 K 임추위원 역시 박진섭 후보자와 같은 연구소에서 활동했거나 책을 함께 펴내는 등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전문위원에서 단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도 공문 등 공식절차 없이 불투명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명희 위원은 이와 관련 “사장후보자 채점표(평가표)를 봤더니 응모자 2명의 면접점수를 한 명에게는 만점, 다른 한 명에게는 24점을 주는 등 편차가 엄청 심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누가 봐도 면접이 특정인을 세우기 위한 과정이라는 의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박 후보자 평판을 주변에 물었더니 추진력도 있고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런 면접결과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박사학위 취득예정자를 연구원(계약직 3급)으로 채용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박 후보자와 같은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후배를 채용하기 위해 편법(근무가능일 위반)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비전만 있지 구체적인 계획은 결여돼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진섭 내정자는 각을 세운 청문위원의 이러한 질문에도 차분하고 진지하게 답하는 등 전반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평을 들었다. 운동권 및 군면제 등에 대한 까다로운 질문에도 비교적 솔직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달라진 현재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노조와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제 노조와 종합적인 합의를 봤지만, 늦어서 죄송하고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몸을 낮췄다. 연구원 채용문제의 경우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절차해석 상의 문제일 뿐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향후 중점 추진정책과 경영철학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친환경에너지와 에너지복지를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에 결정적 영향 미치고 있어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이러한 정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에너지공사가 이를 집행, 친환경에너지와 에너지복지에서 국가적인 모범을 만들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속 임원인사 및 공사설립 속도 낼 듯
박진섭 사장후보자가 시의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과함에 따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주 초쯤 박 내정자를 서울에너지공사 초대사장으로 공식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에너지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감사 1명과 비상임이사 4명도 이날 함께 임명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공사 설립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시장이 임명하는 임원 외에도 에너지공사 상임이사 2명은 박진섭 사장이 직접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임원추천위는 기획경영본부장에 서울시 출신 공무원과 지방자치 외부전문가 2명을 추천했으며, 집단에너지본부장에는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전·현직 기획경영실장 2명을 각각 추천한 상태다.

에너지공사 임원 선임과 관련 임추위가 복수추천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다 결정된 상황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진섭 현 단장을 초대사장으로 내정했을 때 나머지 자리도 대부분 방향을 잡았으며, 후속 선임절차만 남았다는 것이다. 임추위에서 1차로 후보자가 걸러진데다 추천 이후 시간이 적잖게 흘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에너지공사 사장이 선임되는 즉시 법원 설립등기 절차에 착수하는 등 연내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을 마친다는 목표다. 사장임명 및 임원진 선임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만큼 행정적인 후속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조금씩 지연되고 있는 공사 설립이 연내에 안될 경우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서울에너지공사가 현물출자로 이뤄져 법원 설립등기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여러가지 이유로 늦어졌지만, 비록 연말에라도 공사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속도감 있게 후속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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