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킹 규제완화, 송유관 건설, EPA 박탈, 탄소세 제외 검토될 듯
석탄·자원개발 주가는 폭등…신재생·테슬라 주가는 하락

[이투뉴스]  지난 9일 미국 대통령 당선 수락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방대한 인프라 사업을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감세와 친기업 정책, 탈규제화로 수백만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철강과 콘크리트 산업, 화석연료 업계의 주식은 큰 폭으로 뛰었다. 선거 다음날  미국 제강회사 누코어(Nucor) 주가는 12% 상승했다. 석탄 채굴업체인 포레사이트 에너지의 주가는 무려 24% 급등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탈석탄화를 위한 클린파워 플랜(CPP. 청정발전계획)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보호국(EPA)은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이 파리 기후 협약을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연방 정부 차원의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는 트럼프 정권에서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에너지부 장관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오일 갑부 해롤드 햄은 트럼프 당선 이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지난 8년간 모든 산업계에 지워진 규제를 제거하는 것부터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며 "지불가능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향후 미국산 원유와 가스 생산량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프랙킹(시추)을 규제하려는 토지관리국의 노력은 즉각 중단될 것으로 관측됐다. 토지관리국이 추진한 프랙킹 규제안은 연방 법원 관할 사건으로 연방 순회 항소 법원에서 결정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프랙킹 규제에 관심이 없을 뿐더러 셰일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정부 소유지의 임대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오하이오주의 영스타운 유권자들은 프랙킹을 금지하는 법안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랙킹 금지법안은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 카운티에서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원유 회사들은 이미 프랙킹을 허용하는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노스 다코타에서 이미 많은 시추지를 보유하고 있다.

햄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다시 번창할 것"이라며 "우리는 에너지 독립을 이룰 것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햄이 소유한 컨티넨탈 리소시스의 주가는 지난 9일 하루에만 3.5% 상승했다. 트럼프의 친 인프라 규제자들은 송유관 사업에 개인자본을 풀 것으로 예상됐다.

대선 캠페인 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트랜스캐나다는 송유관 건설 허가를 재신청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회사 주가는 2.4% 올랐다. 트럼프는 노스 타코타 엑세스 송유관을 통해 인프라 사업을 강하게 밀어부칠 것으로 관측됐다.에너지 트랜스퍼의 주가는 16%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원유와 가스, 석탄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들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으로의 자금 흐름을 막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탄소 비용 없이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가 천연가스와 경쟁하기 힘든 형편이다.

대선 결과 이후,  대형 풍력 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의 주가는 16%  하락했으며 테슬라 주가도 4.4% 떨어졌다. 퍼스트솔라와 솔라시티의 주가 흐름도 부진했다. 트럼프는 에너지에 대해서는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청정발전 보조금이 삭감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의 당선은 OPEC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원유가 더 많이 생산될 경우 OPEC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수출 금지를 철회하는 법안에 서명해, 미국산 원유 수출은 70만bpd까지 상승했다. 카타르의 수출량에 맞먹는 양이다.

OPEC은 클린턴 기금에 엄청난 돈을 기부해왔다. 사우디는 3000만달러, 카타르는 500만달러,  쿠웨이트는 1000만달러, UAE도 수백만달러를 클린턴에게 보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사우디 아라비아가 IS활동을 억제하지 않을 경우 사우디로부터의 원유 수입(100만 bpd)을 금지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한 거래를 폐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지난 3월 트럼프는 이스라엘 그룹 에이팩(AIPAC)에서 "이란 거래를 철회하는 것이 최우선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계획과는 상관없이 이란은 향후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OPEC이 원유 생산을 줄이고 유가를 상승시키려는 노력이 저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 대통령 선거날 휘발유 가격은 평균 갤런당 2.20달러였다. 4년전 휘발유 가격은 3.46달러였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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