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배열 수열단가 높아 전체 사업은 사실상 경제성 상실
수도권매립지-검단신도시, 서울화력-목동 개별추진 검토

[이투뉴스] 발전배열 단가가 치솟으면서 추진동력을 잃어버린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서서히 출구전략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경제성이 없는 전체 사업은 ‘유보’하는 형태로 마무리 짓는 대신 일부 사업성이 있는 구간을 별도로 추진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인천발전단지에서 나오는 발전배열을 지하배관으로 서울까지 끌어와, 광역 열-네트워크를 만드는 사업인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시작한 지 3년이 훌쩍 지났지만 사업추진 가능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여전히 꽉 막혀 있다. 도시가스업계 반발이 여전한데다 외부여건까지 불리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성을 저울질하기 위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발전배열 수열단가 산정용역을 맡겼으나, 당초 예상보다 너무 오른 것으로 조사돼 경제성도 확 뒤집혔다. 발전사들이 공급가능한 수열단가를 Gcal당 6만원 안팎으로 제시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그린히트가 추진되기 위해선 아무리 못해도 Gcal당 4만원 이내로 열을 받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서서히 그린히트를 접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에경연의 수열단가 산정용역이 끝나지 않은데다 국정감사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으나, 뾰쪽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이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결론 역시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실제 한난은 11월에 발전사와 마지막으로 수열단가 조율을 한 후 이 결과를 가지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늦어도 연내에는 그린히트 추진여부가 최종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최종 의사결정은 12월에 확정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결론이 난 모양새다. 수열단가 상승은 물론 도시가스사와의 마찰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그린히트 프로젝트를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양쪽 모두에서 이미 형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까지 보고된 사안을 ‘사업성 미확보에 따른 추진중단’으로 마무리 짓기에는 산업부와 한난 모두 부담이 커 보인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중단이지만, 전력시장 변화 등 사업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형태로 출구전략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그린히트 프로젝트는 보류하지만,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일부 구간의 경우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별도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수도권매립지-검단신도시 구간과 서울복합-목동 구간이다.

매립지-검단신도시 구간의 경우 수도권매립지에 풍부한 미활용 열원을 한난과 매립지공사가 공동 개발해 사업추진이 아슬아슬한 검단신도시(한진중공업)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서울복합-목동 구간은 발전용량이 대폭 커지는 서울복합에서 나오는 배열이 충분한 만큼 한난이 받아, 한강하저 배관을 통해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에 넘겨주는 내용이다.

물론 이들 사업의 경우 별도의 경제성 평가는 물론 대상 업체와의 협의 및 계약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검단신도시의 경우 열 공급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열원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과 SH공사 역시 서울복합에서 나오는 저가열원을 받을 경우 손해날 게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한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력시장 환경이 바뀌고 수열단가가 오르면서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며 “수열단가 산정용역이 끝나면 산업부와 협의해 사업추진 여부는 물론 대안은 없는지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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