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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세먼지의 역습과 바이오디젤의 귀환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426호] 2016년 09월 26일 (월) 06:00:47 배정환 e2news@e2news.com
   
▲ 배정환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이투뉴스] 최근 수도권 및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중국 못지않게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의 역습이라고 할 만큼 과거에는 관심이 없었던 미세먼지인 PM10과 초미세먼지인 PM2.5의 발생량이 매년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처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올해 OECD에서 발간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현재 추세대로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면 2060년경에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환경오염문제의 팽창속도가 환경오염 저감기술 성장속도보다 더 빨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든 나라에서도 치명적 환경오염이 재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환경오염 저감기술 성장이 지체되는 것은 불충분한 정부지원, 부적절한 기술 적용, 폴크스바겐의 배출계수 조작과 같은 규제회피행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정부는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 황사일수 등의 증가로 판단하고, 10년 이상된 경유차량의 폐차비 지원 및 신규 저공해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조기 보급, 천연가스 버스 보급, 친환경 건축물 확산, 스마트 도시사업 확대, 황사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과 환경협력 강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은 과거의 대기오염 저감 대책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경유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경유세 인상 정책과 같은 핵심적인 내용은 제외돼 있다는 점에서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상당하다. 또한 수송부문 저공해차량 대책의 경우 이미 나와 있는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이 과연 새로운 대책인지는 더욱 의문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뛰어난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와 같은 대안적인 접근도 고려해 볼만한데도 불구하고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열대우림 파괴 가능성, 국산 원료의 한계, 면세유 문제 등으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3년 ‘바이오디젤 연료사용에 따른 미세먼지의 환경성 평가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디젤 혼합이 증가할수록 일반경유에 비해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질소산화물은 바이오디젤 혼합율 증가에 따라 배출량에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나라 경유차에는 바이오디젤이 2.5% 함유돼 있으며 수송부문 신재생연료 의무화 제도(RFS)가 지난해 도입됐으나 2020년까지 바이오디젤의 경유 혼합비율은 5%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디젤 상용화 정책은 2006년부터 실시됐지만 2011년에 바이오디젤에 대한 면세유 정책이 폐지됨에 따라 혼합비율도 줄곧 2% 수준에서 정체되어 왔고, 이에 따라 여러 바이오디젤 업체가 도산했다.

필자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증가의 주요 원인이 경유소비와 화력발전, 그리고 황사 발생의 증가에 기인한 것인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 16개 시·도의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경유소비와 대기오염 배출원인에 관한 계량모형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화력발전이나 황사발생일수보다는 경유소비가 대기오염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먼지(PM10),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경우 경유소비가 미치는 영향이 다른 통제변수를 고려하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유가격이 1% 증가하면 단기적으로는 경유소비가 0.23% 감소하여 미세먼지 배출은 0.08%, 질소산화물은 0.1%, 일산화탄소는 0.07%, 휘발성유기화합물은 0.12%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는 경유가격이 1% 증가할 때 경유소비가 0.99% 감소하여, 미세먼지는 0.34%, 질소산화물은 0.32%, 일산화탄소는 0.32%, 휘발성유기화합물은 0.53%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유가격 인상 정책이 장기적으로 전반적인 대기오염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하겠다.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애초에 경유가격 인상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 및 저공해차 전환시 개별소비세 감면 정책에 대한 검토로 전환했다.

에너지경제학자들은 경유 원가가 휘발유 원가보다 비싸고, 환경오염 측면에서 경유에 대한 유류세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경유차 소유자들과 정유업계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는 100대 85로, 미국은 이미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SUV 차량이 휘발유로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유가 더 싸기 때문에 SUV가 대부분 경유차이다. 유럽도 조만간 경유에 대한 과세를 강화한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앞당기겠다고 하였으나 현재 전기자동차 보급에 필수적인 전기충전 인프라 미비와 관련 정책의 비효율성으로 보급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2015년 관계부처합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의 2015년 보급목표는 8만5700대이나 동 기간 보급량은 4900대로 달성률이 5.7%에 불과하다.

한편 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전력수요 증가는 기저부하를 압박하게 되고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2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0%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전기자동차 확대 시 신재생 발전에 의해 공급될 지도 미지수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가 일차적으로 대기오염배출을 감소시키더라도 궁극적으로 석탄화력 발전량이 늘어난다면 2차적인 대기오염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한 바이오디젤을 비롯한 바이오에탄올, 바이오가스 등 바이오연료 확대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디젤은 2006년부터 경유에 0.5%가 혼합되기 시작해서 2016년 기준 2.5%가 혼합돼 있고, 2022년까지 약 5%가 최대치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등 다른 개도국들을 보면 2020까지 적어도 바이오연료 1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은 이미 2013년 기준 바이오연료의 수송 분담률이 9%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바이오연료 사용을 늘리고, 바이오디젤의 경유 혼합 비율을 2022년까지 최대 10%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청소차량이나 영업용 트럭 등 자기정비차량의 경우 BD20(바이오디젤 혼합율 20%)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급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디젤 원료가 팜유, 유채유, 대두유 등 식량원료에 기반하고 있어 식량부족이나 열대우림 파괴 문제가 한계로 지적된 적이 있으나 최근에는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 팜 부산물 활용이 늘어나고 있고, 제3세대 바이오연료 기술인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다만 이제는 바이오디젤에 대한 면세유 정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경유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환경개선부담금의 형태로 확보하여 이를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 및 제3세대 바이오디젤 기술개발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경유차 소유자들도 가성비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해야 할 때다. 또한 정부는 인기 영합주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후생 관점에서 보다 강력한 대기오염 저감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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