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폭염으로 쩔쩔 끓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7월 세계 평균기온이 1880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NASA에 따르면 지난달 월 평균기온은 1951~1980년 7월 평균기온보다 0.84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가장 더웠던 달은 2011년 7월과 2015년 7월이었으나 올해는 이보다 0.11도 더 높았다.

특히 열사로 유명한 중동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가 52도, 쿠웨이트 미트라바와 이라크 바스라가 각각 54와 53도의 최고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의 경우는 정부가 의무 휴일을 선포하고 기업체들도 휴업상태. 이웃 중국도 상하이 등 남동부 지역에 40도를 넘는 폭염이 여러 차례 나타나 최고 폭염 경보인 ‘고온 홍색경보’를 발령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서는 지난달 폭염 탓에 자연발화로 산불이 났으며 러시아 북극권에서는 일부 지역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면서 동토층에 묻힌 탄저균이 튀어나와 75년만에 탄저병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서울의 평균기온이 8월 들어 29.7도를 기록해 1907년 10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8월 들어 서울에서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열대야(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가 계속되고 있으며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의 폭염이 나타난 날도 보름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된 1994년에 비해서도 폭염이 더 장기간 지속됐다. 이에 따라 전력소비량도 크게 늘어 지난 12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가 8518만kW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반도를 비롯해 전세계가 이처럼 폭염으로 뜨거워진 원인은 화석연료 소모로 인한 기후변화와 해수의 이상고온 현상인 엘리뇨(동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엘리뇨 현상은 최근 들어 수그러든데도 불구하고 고온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 새로운 연구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7월의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의 7월 평균기온보다 1.3도 더 높은 것이라면서 화석연료가 여기에 약 85%, 엘리뇨 현상이 나머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종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쓰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이제 가시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은 물론 모든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손을 쓰지 않으면 지구촌은 더욱더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미 국제사회에 공약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지 않으면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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