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경유값 ‘지켜보고 있다’..세금인하 배제안해

이달 들어 경유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일정보다 1년이나 앞당겨 세금을 올려 서민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이 휘발유 대비 경유가격 비율을 2006년 7월 80%, 2007년 7월에 85%로 맞추기로 했었는데 지난 1일 세금 인상으로 벌써 85%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가 전국의 주유소 980곳을 표본 조사한 국내유가동향에 따르면 7월 셋째주(17∼21일) 경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58원이 오른 ℓ당 1천297.80원을 나타냈다.

 

무연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0.7원이 오른 ℓ당 1천544.7원을 기록, 휘발유 대비 경유의 상대가격이 84.02%에 이르렀다.

 

정부가 지난 1일 경유에 대한 교통세를 인상한 뒤 경유값은 3주 연속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ℓ당 46.82원이 올랐다.

 

앞서 재정경제부는 에너지세제개편에 의해 이달 1일부터 경유에 대한 교통세 법정세율이 ℓ당 365원에서 404원으로 인상되는 상황에서 같은 날 교통세 탄력세율도 ℓ당 323원에서 351원으로 올려 시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세금 인상으로 경유의 소비자가격은 ℓ당 52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경유 자동차 소유자들은 에너지세제개편에 의한 휘발유 대비 경유 상대가격 비율 목표가 이미 충족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세금을 올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평균가격 기준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비율은 100(ℓ당 1천501원) 대 80(ℓ당 1천200.8원)이었다.

 

법정세율 인상은 에너지세제개편에 의해 이미 정해졌던 부분이고 탄력세율 인상은 작년 말 결정됐던 버스.화물트럭 등의 유가보조금 인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재경부는 또 에너지세제개편을 마련할 때 향후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정유업계에서 경유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올리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유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올라 이 비율이 계속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면서 “당초 일정보다 조금 빨리 가는 측면이 있지만 세율을 안 올리면 에너지세제개편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인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다만 약 300만대로 추정되는 화물트럭 중 90% 가량이 유가보조금을 받지 않는 소형화물트럭이고 이를 영세자영업자들이 생계 수단으로 많이 운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유 세금 인하 가능성에 대해 “가격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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