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CEO 자체 제작 시사…수직계열화 노림수

[이투뉴스] 미국의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태양광 모듈 제조사 솔라시티를 인수한다. 테슬라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버터 등의 부품을 수직계열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최근 솔라시티를 26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합병으로 테슬라는 태양광 장비와 배터리, 전기차까지 개발하는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회사는 솔라시티 인수로 첫 해 1억5000만 달러 가량의 경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건에 대한 안팎의 의견은 분분하다.

값싼 중국산 태양광 모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으로 영역을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은 전략적 감각이 없는 결정이란 혹독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발전과 저장, 자동차 전기 장치를 소위 수직적 밸류체인이라고 보더라도, 한 제조사가 모든 부품을 만드는 것은 과거 포드사나 최근 제너럴모터스 꼴이 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모건 스탠리 소속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인 아담 조나스는 테슬라 주가를 평가절하했다.

고위험과 현금 유동의 어려움 때문에 투자자들이 충분한 보상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非) 자동차 사업으로의 확장은 아직 평가되지 않은 비용과 경쟁, 규제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솔라시티 인수의향이 발표된 날 테슬라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했다. 반면 테슬라 주주들은 엘론 머스크 CEO의 비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식 15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바론 캐피탈의 로날드 바론 창립자는 테슬라의 사업 확대로 인한 우려가 충분한 연구와 토론 이후에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와 태양광 모듈을 통합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더 효율적이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같이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비용 절감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는 미국 지붕형 태양광 모듈 공급업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특히 인버터 제조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일례로 태양광시스템의 중요 부품인 인버터를 만들어 파는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사는 앞으로 손해를 걱정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파워 인버터를 직접 제조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서다.

미국 언론들은 머스크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도했다.

현재 지붕형 태양광은 전체 시스템 비용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직류전압을 가정집과 자동차에 맞게 교류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투자자들과의 회의에서 머스크 CEO는 가정용 배터리와 지붕형 태양광 시스템이 통합될 수 있는 인버터를 제조하겠다고 시사했다. 솔라엣지사의 인버터가 더 이상 필요없게 된 셈이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된 다음날 아침 솔라엣지의 주가는 6.9% 하락했다. 앞서 지난 6월 중순 머스크 CEO가 솔라시티 인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뒤에는 22% 이상 폭락했다. 

테슬라의 이런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된 바 있다. 테슬라는 이미 자사 전기차에 사용할 인버터를 직접 만들고 있었다. 이에 대해 솔라엣지 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인버터 직접 제조에 대한 포부를 이미 여러번 보여왔다. 2014년 5월 가정집에 장착할 배터리팩에 대한 설명회에서 처음 인버터 제조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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