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시간대 대량 송전..주파수 불안정 야기

[이투뉴스]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를 확대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으나 이 같은 가중치가 오히려 주파수 안정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을 야기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9월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풍력발전기와 ESS를 연계할 때 한시적으로 지난해부터 3년간 계절별로 전력피크시간대에 맞춰 평균 3~4시간 가량 ESS에 저장된 전력을 송전할 경우 4.5~5.5 수준의 높은 REC가중치를 주고 있다.

가령 여름철 오전 12시에 저장된 전력을 송전할 경우 가중치는 1.0이 적용되지만 전력피크시간대인 오후 1시부터 5시에 송전할 경우 올해의 경우 5.0을 준다.  

이 때문에 남동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대명GEC, GS E&R 등 관련 기업들이 풍력과 ESS를 연계한 단지를 구축했다. 특히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풍력발전의 특성상 ESS연계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이라는 자원요소가 풍부하지만 계통연계에 한계가 있는 제주도에서는 이런 높은 가중치가 지역 변전소 주파수를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한 한 ESS컨설팅 관계자는 “풍력발전단지마다 높은 가중치를 받기 위해 한정된 시간에 모든 풍력연계 ESS에서 저장된 전력을 한꺼번에 송전하다보니 계통이 한정된 제주지역 변전소의 주파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부가 제주도의 계통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높은 가중치를 한정된 시간대에만 적용하는 게 문제인데, 오히려 변전소와 연계한 대규모 ESS를 설치해 주파수를 안정시킨다는 비합리적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풍력업계도 불만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3년간 한시적으로 주어지는 높은 REC가중치만으로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 풍력발전단지 개발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ESS저장과 무관하게 최우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만큼 발전기를 설치한대로 수익을 보장받았다”며 “하지만 ESS설비 증설로 비용은 증가한 반면, 가중치 적용기간이 끝나는 내년 이후에는 별다른 소득도 없이 피크시간대에 별도 송전을 하는 등 운영환경만 복잡해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풍력발전기가 최대 25년 이상 운영될 경우 ESS도 같은 수명만큼 운영되면 좋겠지만, 최근 ESS를 설치하기 위해 방문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로는 최대 수명을 10년으로 점치고 있었다”며 “결국 재투자가 일어나야 하는 만큼 현재 적용받는 가중치가 결코 좋은 수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풍력업체 관계자는 “풍력발전기의 송전용량이 크고, 송전시간이 길어질수록 설치해야 할 ESS용량도 비례해 커진다. 가령 두 배 가량 증설할 경우 설치비용은 두 배는 아니지만 운영인력이나 수리, 교체 등을 산정할 때 결코 작은 비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