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올 것이 왔다. 독일 BMW 그룹을 비롯해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에 납품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이전부터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정상적 기업들은 스스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나서거나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의도적으로 매입하는 등 친환경 활동을 강화해 왔다.

본지 보도(7월18일자)에 따르면 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국산 배터리의 환경성을 문제 삼고 있다. 즉 자사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려면 제품 생산과정에 소비하는 전력의 일정량은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전력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2009년부터 독일 BMW 그룹과 제휴, 주요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해 왔으며 중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배터리 공급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LG화학 역시 다임러, 아우디, 르노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현지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BMW 그룹은 최근 삼성SDI에 사용전력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직접 건설해 자급률을 높이든지 아니면 BMW처럼 외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청정전력을 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BMW를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은 2년전 ‘RE 100’을 결성, 중장기적으로 자사 전력소비량을 100% 청정전력으로 사용하겠다고 국제사회에 다짐했다. 또한 GM, 볼보,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내 58개 글로벌 기업들도 REBA(재생에너지구매연합)라는 기구를 만들어 청정전력을 구입하고 있다. 친환경 전력에 대한 설비투자를 촉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겠다는 목적이다.

청정전력을 우대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서는 이같은 청정전력 요구는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업체인 우리 산업체들에게는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겉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으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홀대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절에는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외치다가 근년 들어 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흐지부지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좋든 싫든 간에 청정전력 생산에 유념하지 않으면 우리의 목줄인 수출전선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말뿐이 아닌 실제에 있어서도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등한시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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