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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글로벌 시장 국가 산업경쟁력도 고려해야
전력 정비시장 부문 공기업 기능조정에 부쳐
[413호] 2016년 06월 07일 (화) 07:30:49 한전KPS노동조합 사업본부장 고익상 e2news@e2news.com

   
▲ 고익상 한전KPS 노동조합 사업본부장
[이투뉴스/발언대]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개혁을 통해 저성장 기조에서 탈피하고 노동·교육·금융 개혁의 추동력을 제공하겠다며 최근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공기업 기능조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기업의 기능조정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 할 수 있다. 다만 공기업의 기능조정을 추진함에 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국내에서의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가 산업경쟁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역대 정부에서부터 지금까지 추진된 공공부문 개혁정책은 공공성이라는 핵심가치를 포기하는 대신 시장효율성 제고에 바탕을 두고 공공부문의 매각 혹은 시장개방 확대로 귀결되어 왔다.

특히 전력산업은 정부의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따라 발전부문이 원자력과 화력 5개 발전회사로 분할되어 형식적인 경쟁시장만 조성되어 있을 뿐 분리 운영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발전설비의 효율적 운영이나 전력의 안전공급의 기반이 되는 발전설비 정비업무는 시장참여자의 기술력 차이로 인하여 경쟁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쟁과 시장개방만이 최고의 가치인양 지속적으로 시장개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발전설비 정비업무는 원자력과 화력 등 제반 발전설비의 효율적 운영을 결정하는 핵심 업무이다. 우리나라의 발전설비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제작업체들의 다양한 기종들이 만국 박람회장처럼 운영되고 있다.

주요설비 제작업체는 두산중공업이 유일하고 각종부품 제작업체들도 많지 않아 설계 원천기술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현장 정비기술의 국산화 자립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담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전기는 공산품과 달리 필요한 만큼 그때 그때 다른나라에서 수입할 수도 없다. 그래서 발전설비 정비를 전담할 수 있는 전문기술회사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984년 공기업으로 한전KPS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전문정비회사로 육성해 온 것이다.

한전KPS는 설립 이래 지난 40여년 동안 정비기술 자립을 위해 수천억의 R&D 투자와 인력양성 교육투자을 통해 오늘날 세계 최고수준의 정비기술회사로 성장하였고, 국내 전력의 안정공급 기반을 확고히 함은 물론 세계 20여개국 이상의 나라에 발전정비기술을 수출하며 국가발전에 이바지해 오고 있다.

최근 에너지공기업 기능조정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전의 해외 발전사업 기능을 한수원이나 발전회사로 일원화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중소 IT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대기업의 공공SI 시장참여를 제한한 법의 부작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SW산업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했던 과거의 우가 생각나게 한다.

글로벌 발전시장에서 KEPCO만큼 브랜드 가치를 가진 국내기업은 없다. KEPCO의 브랜드는 국가적인 소중한 자산이다. KEPCO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활용한 글로벌 발전사업의 개발과 국내 발전사 및 관련기업의 동반진출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발전설비 정비사업에 대한 기능조정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단순히 공기업인 한전KPS가 담당하고 있는 화력 발전설비 정비시장의 점유율(Market Share)을 축소하고 민간개방을 확대하는 것이 발전 정비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판단한다면 이는 국내 SW산업에서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치열한 국제 경쟁시대에서 국내 정비산업을 보호하고 나아가 전력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대항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갖춘 리딩 컴퍼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계 최고수준의 발전설비 정비기술력을 가진 한전KPS가 이번 정부의 기능조정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을 상실한다면, 대항마가 없어진 국내 정비시장은 GE, 지멘스, 미쓰비씨히타치(MHPS) 등 글로벌 발전설비 제작업체들에게 기술종속을 당하게 될 것이고, 그들의 가격횡포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다.

(실제 모 제작사는 국내 한 발전사에 LTSA(장기 운영서비스 계약)을 빌미로 한전KPS 정비가격대비 7배 이상의 가격을 요구한 선례가 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수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도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등 전력공급 시설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대규모 신규발전소 건설공사나 기존 노후발전소 성능복구공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해외시장을 무대로 발전정비기술을 수출하고 국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관련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내시장의 민간개방 확대를 통한 효율성 제고 못지않게 중요하다.

발전설비 정비산업이 국내시장에서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국내 발전설비 증가를 감안한 화력발전 정비시장 민간개방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발전설비 정비산업의 경쟁력은 현장 정비인력의 노하우와 경험, 숙련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비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될 수 밖에 없다.

리딩 컴퍼니인 한전KPS가 국내에서의 일정규모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통한 장기적인 투자여력을 확보하여 정비기술개발을 위한 R&D 투자나 핵심정비인력 양성을 선도해야 한다. 사적 수익성을 우선하는 영세 민간정비업체에서는 연구개발이나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를 소홀할 수 밖에 없다.

한전KPS의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정비시장을 보호하고 나아가 글로벌 발전정비시장을 개척하여 민간정비업체와 동반 진출함으로써 상호 윈-윈하는 협업시스템이 모색되어야 할 때다.

고익상 한전KPS노동조합 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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