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황사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황사는 중국의 영향 등이 크지만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도 절반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 탓만 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라고 국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PM10)과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 왔으며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2만명 정도가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고 폐 질환자가 80만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여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약 12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미세먼지는 천식 및 만성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과 심근경색 및 뇌졸중 등과 같은 심혈관계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은 물론 어린이와 고령자, 만성질환 및 천식환자, 당뇨, 심장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대기요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반응해 형성된 황산염과 질산염 같은 덩어리와 석유 및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류와 검댕 등에서 생기는 광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6개 지역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구성비율은 대기오염물질 덩어리(황산염 질산염 등)가 58.3%로 가장 높고 탄소류와 검댕 16.8%, 광물 6.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위적인 발생원인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등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열린 한중일 환경 당국자 모임에서 중국측은 미세먼지는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국내 일각에서도 황사와 달리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이 절반 이상을 훨씬 넘는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작년 디젤차의 연비 조작 등과 관련해서 미세먼지를 내뿜는 주범으로 경유차를 지목하고 있다. 국내 경유차는 2005년 전체의 36.6%인 565만대 수준이었으나 근년 들어 승용차의 디젤 허용 등으로 작년에는 전체의 41% 수준인 862만대로 크게 늘었다. 특히 신규 등록차에서 경유차 숫자가 휘발유차를 넘어섰다.

이처럼 경유차가 크게 늘었는데도 미세먼지 대책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산 경유차 조사에서도 주행 중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의 2~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수치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을 보다 엄밀하고 정확하게 조사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경유차에 대한 규제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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