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규 대표이사 “세계특허받은 신기술로 주유기업계 선도할 것”
수소충전기·울트라 노즐 등 다양한 유종·고객 고려한 모델 선보여

[이투뉴스] 창립 46년째를 맞이한 한국다쓰노(대표이사 최명규)가 지난달 신축사옥 준공을 기념해 8년만에 전시회를 열었다. 3대 주유기 전문제조업체로서 세계특허를 받은 유증기회수 액화 장비 등으로 국내 주유환경에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수소 충전기 등 아직 본격적인 진입이 이뤄지지 않은 연료공급기기의 국내 확산을 내다보는 등 향후 연료산업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국다쓰노의 전시회를 통해 국내 주유기산업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 최명규 한국다쓰노 대표이사.
“2008년 이후 첫 전시회입니다. 한국다쓰노가 생산한 제품과 40년 넘은 회사 살림살이를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어려운 주유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소통할 생각입니다”

최명규 대표이사는 지난달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열린 한국다쓰노 신제품 전시회에서 소감을 밝혔다. 과당경쟁으로 많이 힘들어진 주유소시장, 그에 발맞춰 과거보다 하향세를 타고 있는 업계에서 한국다쓰노는 창립한지 어느덧 40년을 넘긴 기업이다. 창립 105주년을 맞이한 일본 본사에 비하면 절반 가까운 세월에 이제 막 다다른 셈이다. 이번 신사옥 준공과 전시회를 통해 지난 세월 만큼 앞으로의 시간을 보다 단단하게 다지기 위한 초석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번 기회에 생산라인과 자재 확보를 위한 공간도 증설했다.

최 대표는 “한국다쓰노는 전보다 주유소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유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주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기름으로 다시 액화시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유증기회수 액화 장비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내년 5월 시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주유소시장에 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겠다는 뜻이다.

한국다쓰노는 일본에 소재한 다쓰노 코퍼레이션을 본사로 둔, 국내 최초로 주유기를 공급한 기업이다. 1970년에 창립해 석유업계와 동반자로서 50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다. 일본 다쓰노는 주유기 전문회사로 일본 내 점유율 1위, 세계 3대 주유기 전문제조업체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태국, 인도, 필리핀, 체코, 러시아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마켓쉐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다쓰노는 다쓰노 그룹의 일원으로 본사에서 100년 넘게 이어온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이어 받아 국내에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LP가스 충전기 생산과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에 충전기와 주유기를 수출하는 것도 주력사업 중 하나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수원을 중심으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다쓰노는 연매출 120억원 규모에 노즐 기준 약 2000노즐을 연간 판매하고 있다.

Neo-Sunny, Neo-Multi, Bright-Multi, Multi-X 등 스탠드 주유기와 Neo-Multi Self, Bright-Multi Self, Sunny- Self, Multi-X Self 등 셀프 주유기, 천정식 주유기인 Non-Space, LPG 충전기인 LPG Dispenser 등의 모델은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한국다쓰노의 대표 제품이다. 펌프, 모터, 유량계, 솔레노이드밸브 등 대부분의 부품을 일본에서 들여와 내구성과 정밀도를 높였다. 이는 타사에 비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쓰노 매니아’라고 불리는 고정 고객층을 지니게 된 비결이다.

▲ 한국다쓰노의 유증기회수 액화 장비인 eco-d100 제품.
최 대표의 설명처럼 현재 한국다쓰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제품은 ‘유증기회수 액화 장비’다. 유증기란 입자 크기가 1~10㎛인 기름방울이 안개 형태로 공기 중에 분포돼 있는 상태로, 발암물질인 벤젠 등 인체에 유해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유증기 회수시설에 대한 설치의무를 강화했다. 주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를 막고 생활불편 개선에 본격 나선다는 목적에서다.

이를 통해 종전 수도권, 부산 등 일부 지역에만 설치된 유증기 회수시설을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 중 오존 오염도 등이 환경기준을 초과한 지역으로 확대했다. 2014년 기준 인구 50만 이상 도시는 울산(115만), 대전(153만), 포항(51만) 등 10곳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된 유증기를 9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유증기 회수시설은 1998년부터 도입됐다. 현재는 수도권, 부산 등 3000여개 주유소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이 시설의 기능적 한계도 업계는 지적하고 있는 상황. 해당 법령 개정에 따라 유증기 회수시설 확대 대상지역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규제 추가지역 지정고시’를 통해 지난해 말 고시완료됐다. 대상지역 내 주유소와 저유소는 2014년 휘발유 판매량에 대한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내년 1월 21일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유증기 회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김종혁 한국다쓰노 부장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증기 회수장치는 통기관이나 주유기에 직접 설치하는 것으로, 주유할 때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탱크로 되돌리는 역할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탱크에 되돌렸다가 일정량이 차면 통기관에서 자동으로 공기로 빼주는 원리로 그다지 의미가 없다. 사실상 필요한 것은 액화장치”라고 말했다.

한국다쓰노가 세계특허로 출시하는 유증기회수 액화 장비는 L1000, D100의 2가지 모델이다. D100의 경우 액화능력은 급유량의 평균 0.2%, 탱크로리에서 하역시 사용하는 L1000의 경우는 평균 0.15%다.

▲ 한국다쓰노의 울트라 노즐(하, 703g)과 일반 타사 노즐(1558g)의 무게 비교.
한국다쓰노의 또 다른 주력제품은 ‘울트라 노즐’이라는 자체 정전기 방지 기능을 지닌 초경량 노즐이다. 과거보다 늘어난 여성운전자들이 셀프 주유 시 간편하게 주유할 수 있을 정도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즐 중 가장 가벼운 제품이다. 1kg이 채 안 되는 0.7~0.895kg으로 기존 제품보다 절반 가까이 가벼워진 무게에, 카본 소재를 사용한 정전기 자체 방지 기능을 갖췄다.

한국다쓰노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셀프 주유기는 정전기 방지 터치 버튼을 눌러야 기능이 작동하지만, 울트라 노즐은 노즐을 잡기만 하면 추가적인 기능 설정없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특히 겨울철에 정전기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셀프 주유에 익숙치 않은 초보 운전자도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세계 최초로 기포 발생 억제 시스템을 갖춰 거품이 적게 나와 짧은 시간에 동일한 토출량에도 급유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다쓰노 측은 설명했다. 급유가 일정량 이뤄진 후 자동으로 기능을 멈추는 ‘Auto Stop’ 기능도 울트라 노즐의 강점이다. 일반 노즐이 11리터 정도 돼야 자동으로 급유가 멈추는 반면, 다쓰노는 1리터로도 급유가 가능하고 오토작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다는 아쉬움도 있다. 김 부장은 “2년 전부터 시판하는 울트라 노즐은 그만큼 시장에서 반응이 좋지만 가격 때문에 다들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셀프주유기에는 기본적으로 울트라 노즐을 장착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전체 노즐 매출 중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비싼 기계가격만큼 품질이 좋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띈 또 다른 제품 중 하나는 수소 충전기다. 차량 연료가 휘발유와 경유에서 CNG, 또 전기와 수소전지로의 변화를 앞두면서 주유소 경영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다쓰노는 시대가 요구하는 주유기 개발과 공급에 앞장선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아직 시판되지는 않았으나 향후 우리나라도 확산된다는 전망이 큰 만큼 수소 충전기를 이번 전시회에 내세웠다. 대체연료 확산을 대비하는 것이다. 다쓰노 측은 일본에서도 확대 추세인 만큼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표는 “이미 하향세인 주유기 시장은 점차적으로 대체연료를 얘기하고 있어 그에 발맞춰 수소 충전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품 개발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증기 회수 액화 장비를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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