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중국 풍력산업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중국이 불과 몇 년 사이에 풍력산업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풍력산업의 핵심 자재인 터빈의 경우 덴마크의 베스타스가 오랜 세월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중국의 골드윈드가 앞섰다는 소식이다.

컨설팅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신규 설치가 가장 많은 상위 터빈제조사 15개중 8개가 중국기업이라는 것. 2014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골드윈드가 시장 점유율이 12.64%(7965MW)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으며 베스타스와 GE, 지멘스, 가메사가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이 한때 풍력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나 지금은 두산중공업과 한진산업, 유니스만 남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것과 비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중국의 풍력산업이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 중국의 작년 신규터빈 설치용량은 3만500MW로 세계 신규터빈 설치용량(6만3915MW)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작년말 현재 누적 설치용량 역시 14만4104MW로 유럽시장(14만8056MW)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졌다.

물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 하고 있다. 중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능한한 석탄발전을 줄이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작년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결의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안에 더 이상 중국 정부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풍력산업이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풍력산업 현황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우리 정부도 말로는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거의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는 당국이 풍력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은 고사하고 풍력발전소 설치를 위한 각종 규제를 조금이라도 풀어달라는 것이 풍력업계의 간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국내 풍력산업의 부진으로 터빈 제조 등에 한때 열을 올렸던 조선업체들이 돌파구로 삼을 예정이었으나 때마침 불어닥친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지금은 지리멸렬해진 상태. 풍력업계는 백두대간 및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하고 풍력단지를 건설할만한 땅은 거의 산림청 내부 사용계획으로 확정, 경제림 육성단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산업협회는 강원도 경제림 육성단지 중 20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000ha에 국유림 대부허가가 가능하면 제 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정부가 제시한 육상풍력 3GW 중 2GW 이상은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제림 육성단지로 지정되면 국유림 대부 등이 불가능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풍력산업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