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면 전체 발전기 절반이 가동 25년 초과
발전사들 500MW 표준화력 등 리트로핏 착수

[이투뉴스] 노후 화력발전소들이 대규모 성능개선(Retrofit. 리트로핏) 공사를 통해 효율향상과 수명연장을 꾀하고 있다. 80~90년대 건설된 발전소들의 노후화가 가속화 되고 있고, 적어도 향후 3~5년은 대규모 신규 발전소 건설계획이 수립될 가능성이 낮아서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전설비 가운데 25년 이상 가동된 준(準) 노후발전소는 전체 설비의 약 30%에 해당하는 110여기다. 또 발전기 5기중 1기(약 20%)는 일반적 설계수명 30년을 넘겨 가동되고 있다. 오는 2020년이면 전체 설비의 45%(150여기) 가량이 준노후 발전소가 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발전소 노후화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화로 일찍 발전설비를 구축한 선진국일수록 노후화가 빠를 수밖에 없다. 전 세계 발전설비 가운데 30년 이상 가동된 설비의 비중은 20%에 머물고 있으나 OECD국가는 그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서도 40년 이상 된 극노후 발전기가 6기나 된다.

이런 노후설비는 아무리 유지관리에 공을 들여도 기계적 특성상 효율과 출력이 저하되고 각종 부위에서 예기치 않은 고장이 발생해 운영진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별한 설비결함이 아니더라도 설비가동 25년차 이후에 대규모 성능개선 공사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이유다. 

성능개선 공사는 성격에 따라 ▶핵심설비를 수명연장 차원에 정비·교체하는 ‘Life extension(수명연장)’ ▶연료 전환 없이 효율과 출력을 개선하는 'Rehabilitation(갱생)’ ▶취약설비나 제대로 효율과 출력이 나오지 않는 설비를 설계개념 단위로 교체하는 ‘Retrofit(리트로핏)’ ▶노후설비의 보일러 타입과 연료까지 바꾸는 ’Repowering(리파워링)‘ 등으로 다시 나뉜다.

이중 리트로핏은 주로 설비수명을 10~15년 늘리고 공사 이전보다 효율을 최대 5%까지 높이면서 출력도 5~10%가량 높일 목적으로 추진된다. 효율과 출력을 높이면 같은양의 연료를 사용해도 전력 생산량이 늘어 온실가스 배출량은 그만큼 줄어든다. 발전소 성능개선 공사가 신기후체제 대응에도 부합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80~90년대 건설된 국내 노후 발전기들은 설계수명 만료 도래에 앞서 리트로핏 타당성을 검토중이거나 이미 착수한 상태다. 발전업계에 의하면, 화력발전 공기업 5사가 현재 20기를 운영중인 500MW 표준화력은 90년대에 건설돼 가동년수가 모두 20년을 초과했다.

이에 따라 중부발전 등은 보령 3호기를 시범으로 2019년까지 리트로핏 실증사업을 추진한 뒤 동일 나머지 호기로 공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설비효율이 노후대비 3.4%P 상승하고 연간 12만5000톤의 연료가 절감되는 한편 26만3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발전 정비업계는 공사규모는 다르지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추진된 이같은 종류의 리트로핏 공사가 60~7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동기 한전KPS 솔루션센터 책임전문원은 “신규 발전설비 건설 대신 기존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리트로핏 등을 통해 설비 수명을 늘리고 운영효율을 제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향후 시장확대가 예상되므로 기술개발과 데이터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설비 노후화에 따라 국내 설비 제조사들도 해외 리트로핏 시장에서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인도 사바르마티 화력 정비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이듬해 서벵갈주 반델화력 공사, 지난해 터키 압신 엘비스타 석탄화력 및 보츠와나 모루풀레 화력 성능공사 등을 연이어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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