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연구개발(R&D) 지원금이 올해 겨우 4.4%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말이 늘었다 뿐이지 사실상 작년 수준으로 동결됐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듯 싶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와 아울러 고유가 대책으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다. 신재생 에너지는 화석연료와 달리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극히 미미하거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석연료는 제한없이 생산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 학설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화석연료의 총아격인 석유는 2020년에서 2030년 사이 생산량이 절정에 달한뒤 점차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몇년 전부터 지속되어온 고유가는 바로 이런 바탕에서 출발하고 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나 새로 석유수요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이 경제발전과 더불어 에너지 소비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고유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류는 벌써 여러 차례 에너지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전쟁을 벌여 왔다. 가깝게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따지고 보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올들어서도 러시아와 벨로루시가 러시아 원유의 송유관 통과를 둘러싸고 한차례 티격태격한 바 있다.

 

이같은 분쟁의 소지 때문에 세계 각국은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부심하면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얼마전 유럽연합(EU)도 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20% 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 블랙홀이라 할수 있는 이웃 중국도 같은 기간에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10%까지 늘릴 방침이다.

 

우리나라도 2011년 5%, 2030년까지 9%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정책을 살펴보면 정부의 이같은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 연구개발 지원금만 해도 그렇다. 지난 7년 동안 신재생 에너지 R&D 지원자금은 매년 30% 이상씩 늘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왠일인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4.4%에 그친 것이다. R&D 지원자금이라는게 원래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개발이 선행되지 않고는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질수 없다. 더욱이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은 세계 일류기업에 비해 낙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의 대폭 확대만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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