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추출 연료…에탄올 85% 휘발유 15% 혼합

미국 최대의 할인 체인점인 월마트가 미 전역의 매장에서 휘발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에탄올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미국의 대체 에너지 산업이 활성화될 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연료 에탄올 85%와 휘발유 15%를 섞은 대체 에너지 E85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자체 운영중인 8개 주유소와 자동차 코너를 운영하는 380개 매장에서 E85 판매에 나서고 월마트 주차장에서 946개 주유소를 운영하는 ‘머피 오일’에 E85를 공급한뒤 이어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나머지 3000여개의 자체 매장에서 E85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리치 에젤 월마트 연료담당 매니저는 “우리의 목표는 미국 전역에서 E85를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로서는 E85 판매 자체가 수익성이 있고, 소비자들이 기름 값을 줄이면 월마트에서의 소비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환경개선에 앞장선다는 기업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는 ‘1석 3조’의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에탄올을 연료로 움직이는 차량은 500여만대에 불과한 상태. 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들은 오는 2010년 까지 휘발유와 에탄올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생산을 연 200만대로 현재의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되는 업계의 이같은 약속은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의 방출을 줄여 줄 뿐아니라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도 낮춰주는 것이어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내 16만8천여 주유소 가운데 E85를 취급하는 주유소가 800여개에 불과하고, 특히 미 북동부의 뉴잉글랜드 지역에는 E85를 취급하는 주유소가 단 한개도 없다는 점이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고유가에 떼돈을 벌고 있는 대형 석유회사들이 E85를 파는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가 E85 판매에 나설 경우 에탄올 공급이 활성화되면서 대체 에너지 차량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6개월전 국정연설에서 미국인들이 석유에 너무 집착한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대안으로 에탄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를 위한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유소들이 E85를 취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휘발유 세금을 높이지도 않는 등 대체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에 인색해 스스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는 것.

 

미 행정부는 조금만 지원해도 현재 3%에 불과한 에탄올 사용 비중이 오는 2025년에는 2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대형 석유회사들은 여전히 에탄올 판매를 꺼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을 방문,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게 에탄올에 대해 여러가지를 묻고 돌아온뒤 에탄올 사용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후 적극적인 추가 조치는 취하지 않아 대형 석유회사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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