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PGSFR 장전 핵연료 집합체 완성…러시아 고속로서 조사시험

▲ 고속로 핵연료 집합체 시제품

[이투뉴스]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제4세대 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핵연료 개발이 가시권으로 진입했다.  

SFR는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중에서도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노형으로, 열 중성자를 이용하는 경수로와 달리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물이 아닌 액체 소듐으로 전달해 증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다. 사용후핵연료를 연료로 다시 쓸 수 있다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차세대핵연료기술개발부는 SFR원형로(PGSFR)에 장전할 핵연료 집합체 시제품을 완성, 오는 6월부터 러시아 고속 연구용원자로 ‘BOR-60'에서 핵연료봉 조사시험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의 일환으로 2007년 PGSFR 장전 핵연료 개발에 착수해 핵연료 설계와 제조기술 등 10개 이상의 단위 공정과 소재 및 부품 기술을 완성하고 조사시험을 수행해 왔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과 연계해 개발중인 SFR은 사용후핵연료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폐기물 저감 및 우라늄 자원 활용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섭씨 500∼650 ℃의 고온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로 핵확산저항성이 뛰어나다.

전기화학 공정인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U)과 플루토늄(Pu), 아메리슘(Am), 퀴륨(Cm), 넵튜늄(Np) 등 고 방사성물질인 TRU 원료를 추출할 수 있으며, 이를 연료로 활용하는 SFR과 연계해 사용후핵연료 폐기물량을 20분의 1로 줄이고 우라늄 자원 활용률은 현재 경수로보다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SFR 핵연료 제조는 방사능이 높은 물질을 원료로 하는 만큼 신뢰성 높은 제조기술과 재료 및 부품의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지난 9년간 370억원을 투입해 금속연료 주조 장치, 연료봉 및 집합체 제조 공정, 그리고 피복관 등의 핵연료 부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원자로 안전성 유지의 1차 방호벽 역할을 하는 핵연료 피복관의 경우 기존 해외사례보다 고온 저항성이 30% 이상 향상된 고성능으로 2014년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된 피복관인 FC92는 고온·고압의 고속로 핵연료 환경에서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원자로 열효율을 높여 전력 생산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완성된 핵연료는 2020년까지 러시아 고속로에서 조사시험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게 된다. 실험실 규모로 완성된 공정도 장차 공학 규모로 확대해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원자력연구원은 2020년까지 PGSFR 특정설계 승인을 획득하는 한편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파이로 공정을 통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후 2028년까지 PGSFR을 건설하고 핵연료를 장전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공학규모 파이로 공정에서는 실제 TRU가 생산되지 않고 있어 개발된 핵연료 시제품은 우라늄 지르코늄(U-Zr) 합금으로 제작됐다. 우리 연구진은 국내 TRU 물질 이용 불가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 핵주기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INL(아이다호 국립연구소) 파이로 공정을 통해 TRU를 추출, 핵연료 제조 후 INL연구로 ATR에서 조사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찬복 차세대핵연료기술개발부장은 “국내 기술로 내구성이 우수한 PGSFR 핵연료를 개발함으로써 향후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에 기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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