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대성 MDI 광산 新안전관리시스템 구축

▲ 대성 mdi 제천사업소의 410갱 입구 모습.

[이투뉴스] ‘광산’하면 숯검정이 얼굴, 깊고 어둑한 막장, 땀으로 흠뻑 젖은 답답한 공기 등의 이미지가 생각난다. 안전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열악한 작업환경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석회석 광산은 조금 다르다. 하얀 석회석 때문에 석탄광보다 환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과 만나 작업환경을 ‘안전’한 최첨단 작업장으로 탈바꿈하면서 기존 광산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는 충북 제천의 대성 MDI 석회석 광산은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광업계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함박눈이 내린 초겨울 어느 하루,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크게 느끼며 대성 제천사업소의 안전관리 현장을 직접 만나고 왔다.

◆ 광산, ICT 만나 ‘안전’ 거듭나다

▲ 상황실 입구 상단에 설치된 대시보드를 통해 갱내 작업자와 작업 차량의 위치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국내 광산의 재해발생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2년 60명에서 지난해는 34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그러나 광산이 현대화되면서 작업에 대형장비를 활용하기 시작하자 단 한 번의 재해에도 치명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 과거보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하 갱내에서는 무엇보다 작업자와 장비 간의 위치확인과 음성통화가 필요하지만, 오지에 위치한 대부분의 광산은 안전사고 예방에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김영민)는 국내 광업계와 기술적 현안사항을 협의하고 업계 수요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8개월간 중소기업인 빅파워솔루션과 공동으로 ICT 기반의 광산운영·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국내 석회석 광산인 대성 MDI와 성신미네필드 2곳에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성 MDI 제천사업소에 구축된 실시간 안전관리 시스템은 광물자원공사의 광산안전지원 국고보조사업으로 선정돼 설치비용의 약 70%를 지원받았다. 광물자원공사가 운영 중인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에도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적용 중이다.

권갑현 빅파워솔루션 대표는 “하드웨어 구축은 대성 제천사업소의 갱내 현장 개방 등 적극적인 협조로 가능했다”며 “상황실과 작업자 간 상황 파악과 위치 확인을 위해 문자, 음성 통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갱내 작업자 위치 확인, 생산성 효율 '눈길'
시스템 적용 후 모든 작업자와 장비에 신호 송수신을 위한 RFID Tag를 부착했다. 각 작업자가 언제 갱도 안에 들어오고 나갔는지 이력을 조회할 수 있고, 클릭 한 번으로 해당 작업자와 전화통화는 물론 비상상황 알림도 가능해졌다.

▲ 권갑현 빅파워솔루션 대표가 상황실과 갱내에 설치된 단말기와 비상연락을 취하고 있다.

대성 제천사업소 내 위치한 410갱의 갱도 길이는 2.5km, 18개 구간·23개 지점에 상황실과 연락할 수 있는 비상연락 단말기와 통신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실 모니터뿐만 아니라 이동형 단말기를 이용해 갱내와 외부에 있는 관리자 간에도 가능하다. 작업안전과 작업지시의 효율을 높여주고, 사고 발생 시 갱도에 갇혀있는 광부들의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안전에 목적을 둔 ICT 융합 기술은 생산성 향상과도 직결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장시준 공사 동반성장팀장은 “실시간으로 광산 운영의 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원활히 소통하게 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 인력 부족과 고비용으로 낮은 생산성에 골머리를 앓던 광업 메이저기업 리오틴토는 이를 실험으로 입증한 바 있다. 무인트럭을 원격조정해 광물 찌꺼기를 실어 나르도록 해 무인광산의 현실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장시준 팀장은 “광산 안전에 대한 내용은 광산보안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으며, 그 중 광산기술·안전기술에 대한 내용은 고시로 정해질 것”이라며 “ICT에 관련된 내용을 추가하고, 광업기술 변화에 따라 안전기술 개정안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4년까지 국내 광산에 무인 원격 조정 시스템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 이를 구체화 할 계획이다. 광산장비를 한 명의 작업자가 모니터로 조정하는 미래광산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개발은 수익 창출 기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상용화함으로써 광업계 동반성장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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