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얼마 전 전국의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가을비가 내려 올해 목 타는 가뭄을 다소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남의 보령댐 등 저수율이 크게 부족한 댐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가뭄은 이제 어쩌다 생기는 현상이 아니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더 장기적이고 빈도가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가뭄대책과 함께 물 문제를 더 이상 하늘에 맡겨놓을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장기적인 가뭄과 물부족 현상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정비되지 않은 법과 제도를 차제에 전면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이 이제는 더 이상 물을 공기와 같이 무한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물을 아껴 쓰고 절약해야 하는 재화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우선 물은 댐 건설 등으로 무제한 공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를 관리해야 한다. 수요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돗물 값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방 정부 등이 공급하는 수돗물이 원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수도요금 인상에 미적거리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물 수요를 관리함으로써 공급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절수 의무와 물 소비습관 개선을 명문화해주도록 중앙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즉 지자체로서 물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싶어도 이를 뒷받침하는 법령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버려지고 있는 빗물 활용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물부족국가로 분류되면서도 아직 물부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극히 일부에서 빗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빗물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빗물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더 이상 소중한 수자원인 빗물을 그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사회적 지혜를 한데 모으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나아가서는 물 사용이 많은 화장실 용수와 폐수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또한 4대강에 담겨있는 물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4대강 사업하면 여당이나 야당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심한 가뭄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4대강의 보에 저장하고 있는 물을 활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공주보와 예당저수지, 상주보와 화달저수지 사이의 도수관로 설치사업은 물론이고 4대강에 보관된 물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바닥이 높아지고 있는 저수지 준설사업을 활발히 벌여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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