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 에너지기후변화부 장관 "석탄 제거 첫 국가 될 것"

[이투뉴스] 영국 정부가 자국내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2025년까지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등 주요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30일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UN)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이산화탄소 절감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위원회는 EU가 2020년까지 배출량을 1990년도 대비 20%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위원회는 2020년까지 유럽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소비하는 에너지 비율을 현재 12%에서 2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위원회는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가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높이는데 각국 정책과 규제들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에 대해선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이 영국 전력공급사들과 최근 공급 차질이 있었던 전력망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앰버 러드 에너지와 기후변화부 장관은 "영국과 같은 경제 선진국이 공해가 심하고 탄소집약적인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에 에너지 공급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러드 장관은 상세한 폐쇄 계획은 내년 봄에 추가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석탄 발전소 폐쇄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석탄을 전력 시스템에서 제거하는 약속을 이행하는 첫번째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국의 에너지와 기후변화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러드 장관은 영국의 에너지 정책을 흔들어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고 이 기술들이 더 비용 효율적이 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에서 발전사들이 노후화력을 닫으면서 석탄 이용률은 하락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전력 생산의 20%가 석탄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전력의 30%가 천연가스로 발전됐으며, 재생에너지는 25.3%, 원자력은 21.5%를 각각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러드 장관의 이번 발표 이전부터 대부분의 영국 석탄발전소들이 2020년도 중반에 폐쇄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10년 내에 모든 석탄 발전소 폐쇄를 강제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발표했으나 2025년 이후에 가동이 될 예정이며 비용을 이유로 발전사들은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에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디파 벤카테스워런 애널리스트는 "파리 회담에 앞서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발표였다"며 러드 장관의 발표를 비난했다.

그는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연기하고, 아무도 가스 발전소를 짓지 않는 상황에서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한다는 것은 다소 성급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영국 발전사 경영진들은 석탄은 여전히 믿을만하고 유연한 발전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력망이 석탄보다 공급 신뢰도가 떨어지는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발전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는 지금같은 때 석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달 영국 전력망은 공급 차질이 걸려 전기료가 치솟기도 했다.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는 네셔널 그리드(National Grid)는 전력 발전업자들에게 더 많은 전기를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산업계에겐 소비량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런던에서 토목기사협회가 주최한 발표회에서 러드 장관은 가스가 석탄보다 더 청정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가스 발전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해에서 원유 생산량이 하락하면서 영국은 2020년께 천연가스의 75%를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현재 수입률은 약 50% 정도다.

러드 장관은 영국은 가스발전소 건설과 환경 활동가들에게 방해를 받아온 셰일가스 탐사를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석탄발전소 폐쇄는 정부가 영국이 효과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할 수 있을 때에만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포드 대학의 디에터 헬름 에너지 정치학 교수는 러드 장관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제일 우선해야할 일은 석탄 제거"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영국은 독일보다 기후변화와 싸우는데 더 앞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유럽 위원회에 따르면 독일은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투자를 크게 해왔으나 여전히 석탄 등 고체 연료로부터 에너지의 25%를 생산하고 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