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진출…시장 팽창 조짐

지난해 바이오디젤시장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대방안을 두고 시민단체ㆍ생산업체ㆍ산업자원부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유사가 생산한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 공급하겠다며 자발적 협약을 맺으면서 바이오디젤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현재 정유사들은 지난해 7월부터 경유에 0.5%의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BD0.5를 유통시키고 있다. 이처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차량용 전 경유에 대해 일정량의 바이오디젤이 혼합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실제로 바이오연료 보급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브라질 정부도 내년 1월부터 기존 디젤 연료에 바이오디젤을 2% 혼합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증가하고 있는 보급 물량
바이오디젤의 올해 공급 예상물량은 모두 10만톤. 정유사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BD0.5 9만톤과 BD20(경유 80%와 바이오디젤 20% 혼합유) 1만톤이다. 특히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의 관용차량 연료로 BD20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그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동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관내 청소차량 5대에 BD20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양천구청ㆍ강서구청ㆍ구로구청도 BD20을 사용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산자부의 중장기 바이오디젤 보급 계획이 발표되면 이 보급량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석유산업팀 관계자는 "현재 중장기 바이오디젤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목표 수준에 맞춰 향후 보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자부는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ㆍ농림부ㆍ건설교통부ㆍ환경부ㆍ지자체 관계자로 구성된 바이오디젤 상용화 추진위원회를 조직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산자부의 입장에 시민단체는 우선 반기는 기색이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와 계획이 없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기 때문이다.


김연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변화팀 부장은 "현재의 보급 구조가 당장에 바뀌지는 않지만 올해 산자부가 중장기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며 "올해 바이오디젤산업은 보급 확대보다는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는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산자부가 BD20 시장에 대해 유성을 발휘해 이 시장이 정착되면 지자체에 좋은 모델로 제시돼 (BD20) 보급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게 김부장의 설명이다.


◆대기업 진출 움직임…중소기업 긴장
올해 바이오디젤 시장의 또 하나의 변수는 신규 사업자들이 얼마나 시장에 진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선발 생산업체가 모두 중소기업 수준인데 반해 새롭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의 상당수는 대기업이다. 이에 따라 그 긴장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신규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 중에는 정유사의 계열기업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기존 중소업체는 자칫 최소한의 공급 물량조차 확보할 수 없어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정유사인 SK㈜의 관계사인 SK케미칼은 올해 안으로 생산업체 등록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경유화는 바이오디젤 등록의 전 단계인 생산 제품이 성능평가를 통과한 상태로 현재 생산업체 등록만 마무리되면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우선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안보에 얼마만큼의 기여할 수 있느냐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또 생산원가가 현재 경유가격보다 높아 면세혜택을 못 받게 되면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품질과 관련 저온 성능 개선이나 혼합비율 상향 조정시 운행차량에 미치는 부작용들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환경운동엽합의 김부장은 "바이오디젤의 원료를 국산화하기 위해 농민 중심의 원료 생산을 활성화하고 폐식용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수거체제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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