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 판정받은 시설의 절반이 ‘부적합’, 5년간 행정처분 단 2건

[이투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정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산업부의 안전관리 능력이 한 지방자치단체보다 못하다며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정희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2015년 적합판정을 받은 도시가스사용시설 114개 업소 중 54개 업소(47.8%)에서 132건의 부적합 판정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재검검 실태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 132건 중 26건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06건은 민간검사기관에서 적합판정을 내린 시설이다. 부적합 사례를 살펴보면 배관 불량이 97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일러 불량 19건, 가스누출경보차단장치 불량 9건, 정압기 4건, 기타 3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배관의 막음조치 미흡과 가스누출경보차단장치 작동불량 등 안전사고와 직결된 사례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검사기관간의 검사물량 확보경쟁을 하면서 수수료를 인하해주는가 하면, 불합격 판정을 하면 고객으로부터 검사 재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공정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부실검사의 원인을 과당경쟁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게 전 의원 측의 설명이다.

산업부의 관리부실이 점검기관의 부실점검을 관행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가 최근 5년간 정부로부터 검사위탁을 받은 민간검사기관에 내린 행정처분은 2건에 불과하다. 2012년 10월 한국도시가스검사(주)가 검사기준 미준수, 검사기록의 미유지로 사업제한 35일을 받았고, 2014년 7월 한국가스정기검사(주)가 기술인력 미보유로 사업정지 10일 받은 것이 전부다.

전정희 의원은 이와 관련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산업부가 지난 5년간 부실검사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이 단 2건에 불과하다는 것만으로도 관리부실을 드러낸 것”이라며 “산업부가 검사기관들 간의 과다경쟁 때문에 부실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식의 변명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신”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만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산업부는 매년 가스 안전시설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국민안전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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