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감사결과를 보면 억지로 이것 저것을 뜯어맞춘 정권의 입맛만 맞춘 것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과 분석 감사 중간 발표를 통해 총체적 부실이라며 실패작이라는 총평을 내렸다. 많은 돈을 들였는데도 석유 국내 도입 실적은 미미하고 투자비도 제대로 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감사시점을 1984년부터로 확대함으로써 이명박 정부는 물론 30년도 지난 사업들을 꺼내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해외자원 개발 사업까지 들여다봄으로써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를 국정 핵심과제로 앞세우면서 이상득 박영준 등 측근 인사들이 과도하게 판을 벌이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한국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관련 공기업들이 의욕적으로 벌인 사업들이 일부는 큰 손실을 낸 것 또한 부정할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 감사는 물론 수사도 한창 이뤄지고 있으며 국회의 국정조사까지 이뤄졌다.

그러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독특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우선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10건을 투자해서 10건 모두 사업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는 사업이 아니다. 위험이 큰 만큼 손실도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 몇건이라도 성공하면 그야말로 대박을 낼 수 있는 것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이다.

뿐만 아니라 자원개발 대상 국가들의 정치체제가 대부분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부정 부패가 만연되어 있고 이런 국가들과 거래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언더테이블 머니 등 밖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와 해외에서 자원개발 경쟁을 벌이는 해외 메이저 업체와 중국 등은 오랜 세월 맺어온 관계와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작년부터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자원개발사업의 성과를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원개발 사업은 불과 2~3년을 내다보고 할수 없을 뿐 아니라 유한한 화석연료의 특성을 감안하면 언제 다시 국제유가 등 자원 가격이 폭등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과거 자원개발 사업을 벌인 뒤 불과 1~2년 뒤에는 큰 손해가 난 것으로 판명돼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지만 몇 년 지나서는 대박이 나서 효자 사업이 된 적도 있다. 더욱이 IMF(국제통화기금) 환란으로 알짜 유전과 가스전을 팔아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이런 과거 경험을 살려야 할 판에 우선 현 정권의 입맛만 맞춘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는 소가 웃을 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그렇지 않아도 위축될 대로 위축된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고 있다. 투자위험이 많은 자원개발사업은 이윤추구만을 최대 목표로 삼는 민간에게만 맡길 수 없다. 공기업들이 맡아야 할 영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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